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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일 뿐”… 갈길 먼 롯데 지주사 체제

남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 법적요건 충족해야
호텔롯데 상장 및 재판도 걸림돌 “시간 걸릴 것”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10-12 15:58

▲ 자료사진.ⓒEBN
롯데그룹이 12일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를 공식 출범하긴 했으나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로 거듭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가장 시급한 것은 현행법상 지주사로서의 충족 요건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말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이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67개까지 줄였다. 이번 롯데지주 출범으로 나머지 순환출자 고리도 끊게 됐으나, 동시에 신규 순환출자 고리 12개와 상호출자 6개가 생겼다.

롯데그룹은 짧은 시간 동안 이를 해결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공시상 분할합병기일인 오는 30일부터 6개월간이다.

아울러 2년 이내에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이란 무리한 계열사 확장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상장사 20% 이상 및 비상장사 40% 이상이라는 자회사 지분율 규정을 맞춰야 한다. 현재 지분 조율이 필요한 상장계열사는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비상장사로는 롯데인천개발 등이 있다.

롯데카드 및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지분도 처분해야 한다. 금융자본과 비금융자본은 서로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규정 때문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EBN
롯데그룹은 이번에 롯데지주를 출범하면서 산하에 금융계열사 8곳을 편입시켰다. 이후 정치권에서 법 개정이 이뤄져 중간금융지주회사가 허용되면 다행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 8곳을 어떻게든 처분해야 한다.

이와 관련 이봉철 롯데그룹 재무혁신실 실장(부사장)은 “오는 2018년 3~4월까지는 남은 순환출자 구조도 해소될 것”이라며 “금융계열사 문제의 경우 중간금융지주사 허용이 되지 않으면 매각이나 인수·합병(M&A) 등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원하는 신동빈 회장 중심의 완벽한 지주사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호텔롯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롯데지주가 출범하기 이전까지는 호텔롯데가 한국롯데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호텔롯데의 지분의 99%를 일본롯데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사실상 일본기업 및 국부유출 논란에 시달려 왔다. 따라서 호텔롯데의 합병이나 분리가 불가피하지만 현재로서는 이것이 여의치 않다.

그 이전단계인 상장부터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그룹은 이미 지난 2016년 호텔롯데 상장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문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로 인한 중국 철수 문제 등의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12일 지주사 출범식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롯데그룹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지난해 상장이 이뤄졌다면 사드 여파로 주식가치가 떨어졌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호텔롯데 상장은 불가피한 문제인 만큼 중장기적인 검토를 지속할 것이나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비리 재판 또한 롯데그룹의 완벽한 지주사 전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롯데지주 출범의 가장 큰 목적은 일본롯데 입김을 줄이고 신 회장 지배체제를 강화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현재 총수일가 급여 부당지급 및 롯데피에스넷 관련 배임, 주식 고가 매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재판 중이다. 만약 사법당국이 오는 12월로 예정된 선고심에서 신 회장에 실형을 선고할 경우 지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지분 매입 등의 과정이 지체될 수 있다.

황 대표도 이러한 애로사항들을 의식한 듯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는 시점에 향후 50년 100년을 준비하는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