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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잡음' 많은 거래소 이사장 인선작업 ...또 낙하산 내려오나

전례 없는 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가 공모에 각종 의혹 '눈덩이'
윗선 개입에 친 정부인사 내정설…투명·공정한 인선작업 '물거품'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17-09-17 00:00

▲ 이경은 EBN 경제부 증권팀 기자

"거래소 정문 바로 맞은 편 건물 있잖아요. 사무실을 운영하지도 않는데 거기 꼭대기층 전체를 임대하고 거래소를 보면서 전의(?)를 다지며 대통령 선거운동을 돕는 사람이 있대요. 자기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면 거래소에 한 자리 주길 비는 셈이죠. "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일 때 증권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말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정권 창출의 핵심라인에 줄을 대 거래소내 보직 한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유력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었다.

사실상 매 정권이 바뀔때마다 거래소의 이사장 등 주요 보직은 새 정부 측근인사들의 전유물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죠.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선임돼 최근 사임한 정찬우 이사장부터 직전인 최경수 이사장 선임 과정에도 관치 논란이 적지않았습니다.

정 이사장의 경우 이사장 공모 절차 진행 중에 내정설이 나돌았고, 2013년 최경수 이사장 선임때 역시 관치 논란이 야기됐다. 당시 청와대가 공공기관장 이사를 전면 중단하면서 거래소 이사장 공모도 중단됐다가 재개된 바 있습니다.

이 처럼 항상 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되고 있는 첫 거래소 이사장 인선작업을 둘러싼 의혹이 과거 여느때 못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거래소 이사장 인선작업을 두고 친 정부 측근에 대한 보은인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최근 사임한 정찬우 이사장의 후임 인선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후보자를 추가 공모받고 있는 것을 두고 낙점된 인사가 뒤늦게 가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지난 4일 이사장 후보 지원서를 접수 마감하고 10명 내외의 후보자들이 낸 서류 심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거래소는 서류심사 결과 통보를 하루 앞두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이사장 후보 추가공모를 결정하고 오는 19∼26일 추가 지원서류를 받겠다"고 밝힙니다. 전무후무한 사례입니다.

쉽게 말해 대학 시험을 위해 지원서를 접수하고, 면접까지 본 상태에서 합격자를 발표하기 직전에 시험을 다시 보겠다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이 처럼 전례로, 원칙도, 명확한 이유도 없이 거래소가 후보자 추가 공모에 나서다보니 이 같은 결정을두고 각종 의혹과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처 후보에 등록하지 못한 정치권 '입맛'에 맞는 유력인사를 거래소 이사장에 앉히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이미 이사장을 내정해 놓고 다른 후보를 들러리 세워 면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고 꼬집었습니다.

2004년 통합거래소 출범 때부터 거래소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정치권이나 각종 외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래소 이사장 선임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거래소 이사장은 금융위원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정권 실세' 등이 개입해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이자 캐치프레이즈(?)는 적폐청산입니다. 이 범주에는 인사적폐 개선도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정찬우 이사장도 보장된 임기를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난 것이 과거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이기 때문이란게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한국거래소는 급변하는 국제 금융투자 환경에서 선진 거래소를 표방하며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진 거래소로 가는 항해에서 이를 이끌어줄 전문성있고 든든한 수장은 필수적입니다. 거래소 이사장 인선 작업에 더 이상 '낙하산' 논란이 계속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며 합리적인 선임 절차가 절실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