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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후폭풍 현대차그룹 계열사 ‘와르르’…수직계열화의 덫

현대·기아차, 사드여파 지속에 제1해외시장 중국 실적 ‘휘청’
자동차 중심 수직계열화 구조… 모비스 등 부실 전이 불가피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9-13 14:30

▲ 서울 양재동 소재 현대·기아차 사옥.ⓒ현대자동차그룹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후폭풍 등 국내·외 악재로 인한 현대·기아자동차의 부진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돼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양사 중 한 곳의 실적이 악화되도 계열사 전체가 타격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현지에서 60만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100만대를 웃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판매량이 줄어든 셈이다.

양사는 사드배치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중국 현지에서 불매운동에 시달려왔다.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하반기 들어서는 대금을 등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들의 납품 중단으로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다.

중국은 해외판매를 주력으로 삼는 현대·기아차의 수익구조에서도 제1해외시장의 입지를 차지하는 거점이다. 당연히 중국의 부진은 전체실적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양사의 중국시장 부진은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현대·기아차 매출 의존도는 70%에 달한다.

현대모비스 중국법인의 경우 2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사드 여파로 인한 공장가동률 및 납품단가 하락이 원인이 됐다. 현대모비스 중국법인은 지분을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하는 현지합작 회사가 아닌 순수 자회사이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사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이 기우뚱하자 현대모비스의 상반기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8.6% 줄어든 17조5501억원, 영업이익은 22.8% 줄어든 1조1611억원에 그쳤다.

현지법인이 사드 유탄을 맞은 것은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제철의 중국 스틸서비스센터(SSC) 5곳(베이징·장쑤·쑤저우·톈진·충칭) 중 4곳이 적자다. 베이징은 11억원, 장쑤 2억원, 톈진 57억원, 충칭 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기아차 현지수요가 줄어들면서 양사에 공급하는 자동차강판 물량 조정 및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80%에 육박해 중국에 동시 진출한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위아 중국법인은 상반기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1% 줄어든 732억원에 그쳤다.

문제는 이들 계열사들의 3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차 중국공장은 최근 들어 가동 중단이 잦아지고 있으며, 현지매체들은 현대·기아차와의 합작 중단설 등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적으로 사드 배치는 아직 진행 중인 문제인 만큼 당분간은 양사의 중국실적은 물론 전체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과 해외시장 쌍벽을 이루는 미국시장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압박 등으로 실적부진 지속이 예상된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패소도 회계상 손실은 물론 부품 계열사들에 대한 부실 전이가 우려되는 상태다.

실제로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현대차 및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력 3개사의 글로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경우 중국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 줄어든 8조5370억원, 영업이익은 24.2% 감소한 5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치적 이슈 대응은 한계가 있는 만큼 실적 확대보다는 수익성 방어 위주의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자체적으로 품질 향상 및 영업력 제고 등 내실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