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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친정 복귀한 최흥식 금감원장…"초심 사라진 금감원" 질타

1400조원 가계부채·4000여개 금융사 경영건전성 감시 '새 미션' 부여 받아
"궁극 목적인 금융소비자보호 강화…원장 직속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09-12 11:01

▲ 11일 취임한 최 원장은 "금융당국의 궁극적인 목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큰 그림 설계의 일환으로 금감원장 직속 자문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를 통해 소비자 보호 대책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18년 만에 본 금융감독원은 초심을 많이 잃었다. 설립 목적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금융사고와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계속 되고 있는데 감독당국이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

금감원 설계자가 사령탑으로 귀환해 성취감과 '금융권력'에 안주한 금감원을 에둘러 질타했다. 이어 그는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를 통해 소비자보호대책에 나서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방향을 강조했다.

지난 11일 취임한 제 11대 최흥식 금감원장이다. 설계와 설립단계부터 금융감독기구의 정치적·행정적 독립을 강조했던 경제학자는 18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와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4000여개 금융사 경영건전성 감시라는 새 미션을 부여받게 됐다.

그는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원이던 1998년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의 제안으로 감독기구경영개선팀장으로 발탁돼 1999년 설립된 금감원의 '설계도면'을 완성했다.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최 원장은 "금융당국의 궁극적인 목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금감원장 직속 자문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를 통해 소비자 보호 대책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금융감독기구의 통계·검사·제재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기업의 회계감리시스템을 선진화하는 한편 저출산·환경·노사관계 대책까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시 범위도 넓히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금융시스템 건전성 강화를 위해 북핵 위협과 가계부채 등 위험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불필요한 관행은 개선하되 부당행위는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금융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금융 공급·소비·감독자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겠다면서 최 원장이 학자·연구자 시절부터 유지해온 신념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최 원장은 금감원에 대해 자기검열 책임과 비판적 사고를 주문했다. '자기만족'이 되면 조직은 이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금감원은 처음 생겨났을 당시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금융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금융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높지 않는데 이는 금융사고와 불합리한 거래관행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백 투 베이식스(‘Back to the Basics), 즉 초심으로 돌아가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금융감독’을 실천하면서 월권행위도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최 원장의 결단에 따라 금감원 내부의 혁신은 물론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예상된다.

최 원장은 취임 후 부원장과 부원장보 등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후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고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부원장 3명도 전원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관계는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이 거듭되자 최 원장은 “현재의 법과 제도에서 (두 기관에) 권한이 위임된 것이 있다”며 “금융위가 가진 것과 금감원이 가진 것을 철두철미하게 지키고 월권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친정인 하나금융지주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그는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매지 말라는 말이 있듯 철저하게 (공사 구분을) 지키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 원장은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의 경기고 1년 선배이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세대 경영학과 후배다. 또 기업 구조조정 소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신임 회장과는 금융정책 싱크탱크인 금융연구원장 전·후임자 사이이기도 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과 하나금융지주사장, 하나금융지주 고문 등을 역임하며 김승유 전 하나금융 지주 대표와도 인연이 깊다.

문재인표 금융 개혁 신호탄으로 선임된 최 원장의 지휘로 금감원이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 임무에 충실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자기만족'의 굼뜬 금감원이라는 기관을 시장 변화에 기민한 조직으로 탈바꿈 시킬 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