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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만 11년차'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文 정부 바람타고 차기 금투협회장(?)

황영기 현 회장 내년 2월 임기만료…업계, 새정부 첫 금투협회장 '이목집중'
일각 "유 사장, 선거서 승산 있으나, 대형 증권사 협조만으론 한계" 중론
일부에선 문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져…전반적인 기류는 확정 분위기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08-11 16:21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대표이사만 11년차로, 금융권 최장수 경영자(CEO)로 이름을 올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이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에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황영기 회장이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금투협회장 자리는 새 정부 들어 선출하는 금융기관장인 만큼 인선 가늠자를 놓고 업계의 집중된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른바 '증권 대통령'으로 불리는 금투협회장은 회원사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최근 협회 수익성 확대와 회원사 입장 대변 강화에 대한 업계 기대가 커지면서 이에 부응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황영기 금투협회장은 내년 2월 3년간의 임기가 만료한다. 이에 따라 후임을 둘러싸고 현재 금융업권내 다수 인물들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회장은 금투업자 사이에서의 '증권 대통령'으로 일컬어진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200여 회원사가 투표를 통해 선출하나, 업권의 목소리를 담아 정부를 상대로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다. 현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내년 1월이면 3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여타 금융권내 협회장 선출은 회원사의 투표를 통해 결정되기는 하지만,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장은 다소 회원자들의 자율이 일정부분 인정되는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한도 크다. 증권·자산운용·선물·신탁사 등 정회원사 총 207개(지난해말)를 둔 금투협회는 K-OTC라는 장외시장을 운영하고 금융 광고 심의 및 자율 제재 권한까지 가진 실질적인 권한까지 확보한 이익집단이다.

금투협회는 지난 1990년대부터 투쟁 하듯 정부로부터 협회장 선출 자율권을 확대해왔고, 지난 2000년부터는 치열한 선거전으로 협회장을 선출해왔다.

이로 인해 금투업권에서 이른바 '잔뼈가 굵은' 후보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매번 펼쳐 왔다는 평가다. 특히 업권애 20여년 넘게 몸담으며 대표이사 사장까지 지낸 인물들이 최종 선출돼 온 만큼 명실공히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증권 대통령'으로 불린다.

황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탓에 차기 협회장 후임자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차기 협회장 후보군에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현 대표이사 사장를 비롯해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전 사장,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전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유 사장의 선거 출마 및 선출 여부가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도 금융투자업계의 경험과 잔뼈가 굵고 오랜 CEO 생활을 해온 유 사장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적지 않다.

유 사장은 지난 2007년 3월 47세라는 업계 최연소 나이로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해 최연소 CEO(최고경영자) 기록을 쓴 바 있다. 올 3월 10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11년째 한 회사 수장을 맡고 있는 유 사장은 “직업이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 한 유력인사는 "한국투자증권에서 10연임을 달성한 유상호 대표가 금융투자협회장을 다음 거취로 염두하고 있다"면서 "업계 대표 출신자들이 주로 기용되는 자리인 만큼 협회장 자격을 유 사장이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3월부터 한국투자증권 사장직을 맡으며 11년째 증권사 경영을 맡고 있는 유 사장은 최장수 금융CEO로서 소기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차기 사장급을 양성하며 리더그룹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증권업계 현실을 비춰볼 때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유 사장은 예년에 비해 경영 부담감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대규모 투자와 성장의 기회를 얻었지만, 그만큼 실패에 따르는 위험 부담도 커진 상황이며 초대형IB의 단기금융업 인가에 있어서도 불리한 상황을 안고 있다.

일부에서는 새로 수립된 정부 아래서 선출되는 금융기관장인 만큼 정부의 인선 코드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유 사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알고 있는 정치권에서는 유 사장의 차기 금투협회장 도전에 벌써부터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과 안동 출신인 유상호 사장 간의 지역적 공통분모는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유 사장이 문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투자일임업과 신탁업 개방 여부 등 먹거리 확보대책을 두고 은행권과 맞붙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일부에서는 시장 전문가보다 정책당국과 호흡할 수 있는 관료 출신이 금투업계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정부 간의 중재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는 시각에서다.

금투협회장은 회원사 투표로 선출된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직접투표, 비밀투표 원칙으로 치러지는데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출마 선언을 한 후보를 대상으로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하면, 투표가 진행된다.

200여 회원사가 모두 1표씩 행사하지만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가 다르다. 알려진 바로는 한 회사당 1표씩 행사를 한 것을 60% 반영하고 나머지는 협회비 분담률 기준 0.4~2% 가중치를 부여해 득표율을 계산한다.

결과적으로 협회비를 많이 내는 대형사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지만 대형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게 금융권의 견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투협회장 투표에서 대형사 영향력이 큰 편이기는 하지만 최근 소규모 자산운용사가 설립돼 회원사로 흡수되면서 다양한 목소리와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소형 회원사 의 의견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한투 출신 유상호 사장이 금투협회장 후보로 나선다면 선거에서 이길 승산이 있기는 하지만, 대형 증권사의 협조에만 기대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내각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놓이면서 금융권을 포함한 공공기관장 인선도 시작될 전망이다. 공석이거나 임기 만료를 앞둔 기관장들이 우선적 대상이지만, 임기가 많이 남은 친박(朴) 인사들에 대한 퇴진 압박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경제 핵심산업인 금융권의 경우 임기가 충분히 남았더라도 전 정권의 '적폐'로 분류될 경우 자리보전이 힘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