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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인터넷은행 '희망'...롯데, "불씨, 살릴까"

롯데피에스넷, 카카오뱅크와 협약·전국 5000여 ATM기 활용
배임 혐의 받는 신동빈 회장·계열사 지원 여부 여전히 '쟁점'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08-11 15:30

▲ 지난해 검찰에 출석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데일리안 포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1심 재판이 사실상 끝났다. 신 회장은 다음 주 부턴 매주 월,수 두차례 경영비리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검찰에 출석, 롯데피에스넷 손실 보전을 위해 2010~2015년 5년동안 총 4차례에 걸쳐 3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를 받았다.

신 회장은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계열사를 과도하게 동원,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재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피에스넷는 지난달 말 카카오뱅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피에스넷은 세븐일레븐·롯데마트 등 롯데 계열사 유통매장에 설치된 ATM 5000여대를 운영하는 롯데그룹 자회사다. 롯데피에스넷은 신 회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08년 인수한 회사다.

카카오뱅크와의 협력으로 신 회장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아직 살아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년째 적자로 매각까지 거론됐던 롯데피에스넷이 카카오뱅크와의 협력으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1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롯데그룹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는) 법적으로 진입장벽이 쳐져 있지 않나. 하지만 나중에 규제가 없어지거나 기회가 생기면 (인터넷은행 진출을) 검토해 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피에스넷의 인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롯데그룹의 구체적인 행보였다. 롯데피에스넷은 지난 2006년 설립된 회사로, 금융자동화기기(CD/ATM) 운영사업과 정산자동화시스템을 통한 매출자금 수납대행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 유통점을 중심으로 ATM의 전국 인프라 구축을 진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CD기는 입출금 기능이 없는데, ATM은 기능이 다 있어서 충분한 금융생활을 할 수 있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 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본이 그게 너무 잘 돼 있다. 편의점에서 모든 금융을 할 수 있다"면서 "유통경로가 마트, 백화점은 사실상 죽어가고, 편의점이 대체할 것이라고 하는데, 골목의 유통 상권이 편의점이다. 이걸 이용해 금융활동을 할 것이기 때문에 준비를 해 왔다"고 덧붙였다.

다음 주에 이어 진행될 신동빈 회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이번에도 "롯데피에스넷 인수 목적이 인터넷전문은행과 무관하고 오로지 ATM 사업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ATM기는 CD기보다 훨씬 비싸다. 입출금만 전용으로 하는 기기라면 CD기 도입이 유리한 것인데, 신동빈 회장이 ATM기를 도입하면서 배임을 했다는 주장이다.

검찰 자료를 보면 지난 2004년 신동빈 회장이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한 금융분야 투자 중에는 인터넷뱅크 사업도 있었다. 롯데피에스넷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경영됐다. 하지만 사업착수 3년 만에 완전 실패로 내부적으로 판명됐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다만 신격호 명예회장의 책임 추궁과 후계 경쟁에서 불리할 것을 우려해 사업 실패에도 불구, 계열사의 무리한 유상증자 등으로 연명해 왔다는 것이다. 롯데피에스넷은 최근 몇 년간 영업적자를 내며 불안한 재무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검찰 조사에서도 롯데피에스넷의 손실을 메꾸기 위해 코리아세븐 등 계열사들이 무리하게 동원된 점 등이 지적됐다.

롯데피에스넷은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5개년 실적을 놓고 봐도 2011년 61억원, 2012년 85억원, 2013년 86억원, 2014년 92억원 등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자본금은 2010년 154억원에서 2012년 244억원, 2013년 394억원. 2014년 49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롯데피에스넷 인수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필수요소를 검토했고, 롯데피에스넷 인수도 여러 요소 중 하나였다"며 "검찰 조사 당시 롯데측은 'ATM 수수료만 받으려고 했다면 당연히 비싼 ATM기가 아니라 CD기를 설치했을 것', '인터넷은행 인프라를 구성하려면 CD기는 필요없고 ATM이 필요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