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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을씨년스런 한반도와 車업계…'핵'급 파괴력 기아차 통상임금

사드 여파.노조 파업 등 잇단 악재에다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판결 겹쳐
자동차전산업계에 파장...비용부담에 경쟁력 잃을 수도 우려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7-08-11 10:00

자동차산업계 분위기가 흉흉하다. 한반도가 전쟁 위기로 뒤숭숭한데 자동차업계도 8월 대란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수출의 목을 옥죄는 사드 여파가 지속되고 있고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완성차 노조의 파업 등이 뒤섞이면서 위기설의 눈덩이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8월 자동차업계 위기설의 진앙은 단연 기아자동차발 통상임금 소송이다. 당사자인 기아차는 물론, 자동차 및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아차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재계에 약 30조원의 비용 태풍이 몰아닥칠지도 모른다. 당장 소송을 치르는 25개 대기업은 패소시 최대 8조원 이상의 비용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의 경우에는 약 3조1000억원의 비용을 지급해야한다. 인당 1억1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평균 연봉 9600만원을 받는 기아차 노동자들은 이를 합해 올해 총 2억원의 연봉을 받게 된다. 중소기업 평균연봉인 3400만원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비교불가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떻게 될까. 기아차 노조원들은 ‘로또’에 당첨된 것 마냥 신나있을 때 회사는 올해 적자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3월부터 시작된 사드 여파로 중국내 현대.기아차 판매가 급락해 상반기 중국에서만 47% 급락했다. 글로벌 판매도 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현대차 2조5952억원, 기아차 78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4%, 44%나 추락했다. 기아차는 2010년 이후 최저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 7.5%에서 2015년 4.8%, 2016년 4.7%, 올해 상반기 3% 수준까지 떨어졌다. 패소시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다.

이는 기아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도 1조원가량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수면 위에 파문처럼 자동차부품업계 등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요동치게 된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는 300여곳, 2.3차 협력사까지 합하면 5300여곳에 달한다. 이들은 기아차의 경영난이 강건너 불구경이 아닌 발등의 불이 될 판이다. 기아차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중소업체들의 심각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기아차 직원의 절반 이하의 임금을 받는 협력업체 직원들도 상대적인 박탈감에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짙다.

업계가 ‘자동차발 제2의 IMF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다.

지난 9일 자동차부품업계에 이어 10일에는 현대.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 등 완성차 5개사 모임인 자동차산업협회도 통상임금 판결에 앞서 성명을 발표했다. 완성차, 부품업계 등 자동차산업 전체가 들고 일어선 것이다.

차부품 제조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기아차 패소시 대금지급 의존도가 높은 영세 부품협력업체들은 자금회수에 지장이 발생하고 즉각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부품협력업체는 존폐 위기상황이 초래될 위험성이 있다”라고 걱정했다.

자동차업계는 “국내 생산을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낮은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길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전체적으로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동차산업계의 우려다.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줄어들어 미래차 경쟁에서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비현실적인 얘기지만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차 직원들이 올해 1억원을 더 손에 움켜쥔다면, 회사가 화수분이 아닌 이상 그만한 대가는 결국 부메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미국과 북한의 막말에 한반도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지만 자동차산업계의 위기는 외부가 아닌, 이기적인 외연을 넓히고, 이해관계로 똘똘 뭉친 바로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스산해 지는 8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