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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첫 본예산 편성 '러시'…사활 건 김동연 부총리

11일까지 여름 휴가 중임에도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직접 챙겨
경제관계장관회의서 지출 구조조정 강조…국정과제 이행 첫걸음 판단
명목세율 인상 번복으로 추락한 신뢰회복 위해 예산편성 총력 관측도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7-08-10 11:58

▲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휴가 중인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세종=서병곤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편성되는 본예산안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여름휴가 중임에도 불구하고 경제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각 부처에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등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을 직접 설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얼마 전 발표된 올해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기존 발언과 배치되는 명목세율 인상 결정으로 체면을 구긴 감 부총리가 존재감 회복을 위해 쉴 틈도 없이 예산 편성에 매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났던 김 부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경제관계회의를 주재하고 각 부처에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계획을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달 1일 국회에 제출되는 정부 예산안 편성이 실질적으로 다음달 중 마무리돼야 하고 하루 속히 지출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약 11조원 수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지난달 1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지출 구조조정 액수보다 2조원 더 많은 것이다.

김 부총리는 "불요불급하거나 성과가 미흡한 사업, 집행이 부진하거나 정책전환이 필요한 사업은 대폭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몇몇 부처를 제외하고는 전 부처가 구조조정의 아픔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각 부처별 구조조정으로 물적 투자를 줄이는 대신 복지와 일자리 투자는 확대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신의 휴가기간 중 경제관계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강조한 것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의 시발점이 될 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새 정부 첫해에 확실한 세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5년간 계획한 국정과제 추진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게 김 부총리의 판단이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지난달 19일 소득주도 성장·미래대비 투자, 복지국가 실현,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골자로 하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이를 임기 5년간 이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으로 총 178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기획위는 증세 등 세입 확충으로 82조6000억원을, 세출 절감으로 95조40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중 세출절감에 따른 95조4000억원 중 60조2000억원은 세출 구조조정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관가 안팎에서는 김 부총리가 휴가 중에도 쉴 틈도 없이 내년도 예산안을 직접 챙기는 건 문재인 정부 경제팀 수장으로서의 존재감 회복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총리는 취임 이후 4번이나 소득세·법인세 등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말했다가 여당의 입김에 밀려 결국 지난 2일 명목세율 인상을 담은 올해 세법개정안을 발표해 체면을 구겼다.

그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경제팀 수장으로서의 신뢰도는 이미 금 간 상태다.

경제부처 한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내년도 예산안을 보고 받기위해 휴가 첫날인 7일부터 출근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렇게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이 일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내년도 예산을 새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춰 짜임새 있게 편성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론 현재 실추된 신뢰도를 고려할 때 김 부총리로서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예산안 편성에 신경을 더욱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