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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의 유통이야기] 바틀비의 후예들이여 단결하라

  • 송고 2017.08.02 13:53 | 수정 2017.08.02 13:53
  • 이동우 기자 (dwlee99@ebn.co.kr)

김상조 위원장 칼끝 유통업계 전방위로 확산 조짐

터져나오는 을의 목소리, 하나될 때 더 큰 힘 발휘

"하고 싶지 않습니다." 19세기 자본주의의 위계질서에 근본적으로 저항하는 바틀비의 이 유명한 문장은 현재를 살아가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기자를 준비하던 시절 하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속 주인공 바틀비는 내게 그래도 취업을 했다며 그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자신이 겪고 있는 부당함조차 당당히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을 목도하며 작금의 시대도 여전히 바틀비의 절규가 귓속을 찌르듯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지 두 달이 지났다. 이 짧은 시간 수많은 사건들이 유통업계를 훑고 지나가면서 그동안 묵살 당했던 '을'들의 외침이 고함이 돼 울리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가 공정위에 머리를 조아리며 "자정의 시간을 달라"는 말은 '니 죄를 니가 알리라'는 사또의 불호령 앞에서 하는 고해성사와 다름없다.

김 위원장의 칼끝은 프랜차이즈를 지나 화장품, 복합쇼핑몰 등 유통업계 전반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업계 곳곳에서는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혹은 묵살당했던 수많은 갑의 횡포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을 장기 미제 사건 1호로 지목, 불공정행위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선전포고 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강제적인 내부 인테리어 교체 등 회사가 갑질을 행사했다는 이유다.

이미 3년 전부터 제기된 이 문제가 공정위 입에서 거론되자 국면이 바뀌었다. 동료 기자들로부터 출고되지 못한 관련 내용을 제한적으로 접하던 상황에서 가맹점주를 비롯한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투고를 직접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틀비는 결국 자살했다. "하고 싶지 않다"는 말 한마디로 그는 직장에서, 나아가 사회서 고립된 채 쓸쓸히 죽어갔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바틀비는 다르길 희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핵심은 새 정부 기조에 맞춘, 공정위를 등에 업은 을의 목소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기업들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몇 년만 버티면 이빨이 빠진다는 것을 그동안 산전수전을 겪으며 이미 체화했다.

진정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하고 싶지 않다'는 수백, 수천의 바틀비들이 하나된 목소리가 함성이 되는 날이다. 우리는 모두 바틀비의 후예다. 부당함 앞에 '하고 싶지 않다'고 당당히 외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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