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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 2위 항공사 도약 노리는 경영전문가

애경산업 사장 취임한 후 경영 능력 입증…'미래 성장 동력' 제주항공 성장으로 이끌어
공격 경영으로 LCC최초 증시 입성 및 2016년 전분기 흑자 시현 성과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7-07-26 11:25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

재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사위 CEO(최고경영자)들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물로는 단연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을 꼽을 수 있다.

안 부회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사위다. 장 회장의 맏딸인 채은정씨와 결혼한 뒤 그룹에서 생활항공부문의 주요 사업을 선두에서 이끌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그룹 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처남인 채형석 부회장과 학창시절 깊은 인연을 계기로 견고한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을 바탕으로 상호간 도움을 주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 ⓒ제주항공

◆마케팅 및 경영능력 입증…'미래 성장 동력 사업' 제주항공 성장 이끌어

안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전문대학원인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재무를 전공했지만 같은해 미국 폰즈사 국제국에서 근무하며 마케팅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후 그는 채 부회장의 러브콜을 받아 2년이 지난 1987년 애경산업 마케팅부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995년 애경산업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매년 평균 매출을 10%씩 성장시키며 경영 10년 만에 202% 성장 기록을 쓰는 개가를 올렸다. 취임 당시 8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추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는 '회장 사위'라는 수식어를 떼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채 부회장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된 순간이었다.

이후 그는 채 부회장과 함께 황무지와 같았던 저비용항공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당시 애경그룹 내에는 마땅한 성장동력이 없어 고심이 깊었던 터라 신성장 동력의 비전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였다.

이에 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 지난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한 뒤 직접 경영을 맡아 일선에서 진두지휘했다. '행복경영'을 기치로 내건 그는 제주항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애경그룹은 또다시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

다음달 1일자로 생활항공부문장을 맡았던 안용찬 부회장을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발령내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계열사간 소통과 협력, 각사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을 확립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안 부회장에게 경영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겠지만 채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서 그룹 내에서 그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제주항공
◆제주항공 초기 누적적자로 어려움 지속…뚝심으로 증시 입성 및 2016년 전분기 흑자 시현

이처럼 꽃길을 걸으며 재계 안팎에서 성공한 CEO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항공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초기 투자비용 과다로 설립 초기 적자를 면치 못했던 것이다. 이외에도 기존 대형항공사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로 국제선 노선 취항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지난 2015년 열린 제주항공 창립 10주년 기념식 및 비전선포식에서 "창립 초기에는 모든 게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당시를 회고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 어려운 국면에서도 안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공격경영을 이어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었던 고민들을 잠시 접어두고, 노선 확장·항공기 도입 등 장기적인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갔다.

그 결과 마침내 2011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결국 그의 뛰어난 경영 감각이 제주항공이 항공업계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여하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2015년엔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증시 입성'이라는 쾌거도 일궈냈다.

안정화 궤도에 접어든 제주항공은 더욱 탄탄대로를 달렸다. 특히 지난해 전 분기 흑자경영을 달성한 것에 힘입어 이젠 LCC 1위가 아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이은 어엿한 '국내 3위 국적 항공사'로의 도약도 머지 않았다는 평가다.

안 부회장의 사업가로서의 과감한 결단력과 투자가 제주항공을 반열에 올리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도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안 부회장은 직원 개개인의 능력 향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토대로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가가 되려면 학습과 상식을 풍부하게 해서 실력을 향상하도록 해야 한다'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실제 그는 애경그룹에 발을 디딘 이후 '여타 비용은 절감해도 사원 교육비는 줄이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직원들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일례로 지난 2015년 상반기 제주항공 간부들을 선정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 5주간 마케팅 연수를 보내는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며 직원 교육에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임원 뿐만 아니라 제주항공 전체 직원 중에서도 창립 초기부터 함께 해온 장기근속자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평소 소탈하고 수더분한 성격을 바탕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친근한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경영인의 임무라는 안 부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실제 애경산업 사장 시절 그는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산책을 하기도 하면서 여러 경영 현안에 대한 결정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 ⓒ제주항공
◆가족 경영 어두운면 존재…'애경家 사위' 꼬리표 완전히 뗄 수 있을까?

이처럼 그의 활약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지만 '애경家 사위'라는 꼬리표는 숙명처럼 그를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사위라는 점이 기업경영에 장점이 많다. 전문경영인은 아무래도 단기실적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오너 가족이다 보니 그런 부문은 초월할 수 있다. 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세워놓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고, 한해 실적 나쁘다고 자리에 위협을 느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안 부회장이 했던 말이다.

그는 오너일가 경영 참여의 순기능에 대해 강조했지만 사실 오너 일가가 경영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면 문제가 없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세간의 신랄한 비판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자칫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가족경영의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형제간 우애와 화합을 바탕으로 가족 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끌어가야 할 제주항공의 전망도 밝다. 현재 LCC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데 이어 항공산업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 영역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모든 것은 안 부회장에게 달렸다. 과연 그가 제주항공을 애경그룹의 미래를 짊어져 나갈 그룹의 간판기업으로 성장시켜 '애경家 사위'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뗄 수 있는 날이 올지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