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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욱의 건썰(說)] 초과이익환수제, 재건축 판을 바꾸다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7-07-21 00:01

올 초만 하더라도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도급제가 대세였다. 당시만 해도 긍정적인 부동산시장 전망에 조합은 무리해서라도 시공사를 교체하며 사업방식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변경했다. 주도권이 조합에게 넘어가며 시공사에게 조합원 인센티브를 과감하게 요구하는 등 모처럼 조합이 큰 목소리를 냈다. ☞[서영욱의 건썰(說)] 힘세진 조합, 원하는 건 '도급제'

하지만 조기 대선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윤곽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우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이 확실시 되면서 아쉬운 쪽은 조합이 돼 버렸다. 당장 시공사를 선정하고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쳐야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에서 벗어나는데 건설사의 태세전환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음해와 비난이 난무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쟁사가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며 돌연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거나 또 이를 시도하고 있다. 하루도 아쉬운 조합 입장에서는 입찰을 취소하고 시공사선정 절차를 다시 밟을 여유가 없다. 이 조건, 저 조건을 따지기는커녕 탐탁치는 않지만 컨소시엄이 제시한 조건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불리한 테이블에 앉은 셈이다.

비슷한 변화는 공동사업시행에서 감지되고 있다. 공동사업시행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은 단지들이 시공사선정을 앞당겨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취하는 방식이다. 지분제와 도급제가 각각 시공사와 조합이 이익·리스크를 감수하는 반면, 공동사업시행은 조합과 시공사가 공동 책임을 지는 형식이다. 최근 방배·반포 등에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곳은 대부분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리스크를 분담하기 때문에 선정된 시공사는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공동사업시행의 취지가 시공사의 능숙한 업무처리나 사업비 절감 노하우를 받아들여 원활한 사업 추진을 꾀한다는 점에서 주도권은 상당부분 건설사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사업 주도권과 수익이 시공사에게 상당 부분 넘어가며 사실상 도급제에서 지분제 형식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애초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지 않는다면 공동사업시행은 인기를 끌지 못했을 사업이다. 공동사업시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조합에서 그만큼 조급증을 내고 있다는 반증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공동사업시행이 얼마큼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는지 검증조차 되지 않았고 낮은 가능성이지만 초과이익환수제가 재차 유예된다면 어떤 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끼칠지 가늠할 수 없다. 불과 3~4개월만에 주도권이 뒤바뀌는 전장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은 재건축 사업에서 공동사업시행이 만능열쇠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