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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CC가 신뢰 받는 길

  • 송고 2017.07.19 10:44 | 수정 2017.07.19 14:40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기자는 지난주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해 필리핀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그간 안전 불감증 문제 등 여러가지 이유들로 늘 대형 항공사만을 고집해왔던 터라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에서 LCC를 이용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LCC들이 전체 항공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데다 업계 내 위상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만큼 이번에는 기자도 주저없이 LCC를 선택했다.

출발 당일. 여행의 설렘 때문이었을까. 탑승시간에 늦고 말았다. 정확히는 늦었다기 보단 출발 시간에 가까스로 맞춰 탑승구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기체 정비로 인해 출발이 지연된 상태였고, 당연히 줄을 서 있는 승객들도 없었다.

앞서 대형사 이용시 비교적 정확한 시간에 출발했던 기억들을 바탕으로 '비행기를 타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불안감이 팽배했던 터라 이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10분, 20분, 30분…시간이 흘렀지만 대기시간은 점점 길어져만 갔다.

"승객 여러분, 저녁 7시45분 출발 필리핀 세부행 LJ025 항공편이 기체 정비로 인하여 탑승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이처럼 10~15분 간격으로 스피커를 통해 안내방송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어떤 문제로 어느 부분의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항공사 측의 추가 설명은 없었고, 이에 대해 묻는 승객 또한 없었다. 오히려 대부분의 승객들은 늘상 있었던 일이라는 듯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기자가 유난스러웠던 것인지, 승객들이 무심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상황이 익숙해 보임은 분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어리둥절해 하는 기자에게 옆에 앉아있던 한 중년 남성 승객이 불쑥 말을 건네왔다. "LCC 처음 타세요? 싼 값에 타는데 지연 정도야 그냥 넘겨야 돼요. LCC는 원래 그래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듣고 있던 중년 남성의 부인도 "LCC는 기본 1시간은 기다려야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라며 맞장구쳤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강한 인식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말이었다.

문득 항공업계를 처음 출입했을 당시 기자에게 '저비용항공'보단 '저가항공'이라는 용어로 불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던 업계 관계자의 말이 떠올랐다.

한 LCC관계자는 "보통 '저가항공'으로 많이들 부르시는데 정식 명칭은 '저비용항공'이 맞습니다. 대형사와 다른 수익구조를 가지고 운영되는 또다른 항공사일 뿐인데 '싸구려 항공사'의 이미지로 굳혀질까봐 안타깝습니다"라고 푸념한 바 있다.

업체들이 이같은 속앓이를 하고 있음에도 현실에서 그들의 이상향을 구현하기엔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을 퍼질대로 퍼진 데다 지연·회항을 비롯한 안전 및 서비스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름에 따라 LCC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16년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항공사 중 지연 운항 비율이 가장 높은 항공사는 국내선은 진에어, 국제선은 이스타항공으로 조사됐다.

특히 진에어는 지연 운항 비율이 3년 연속 최고를 기록하며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또 운항이 취소되는 '결항' 역시 이스타와 진에어가 1,2위를 차지해 국적 LCC들의 지연·결항 문제가 이미 고질적으로 굳어져 버렸음이 드러났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LCC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다. 현재 대형사와 LCC간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LCC들의 강력한 경쟁 도구이기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LCC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나아가 신뢰를 받는 길은 고객들과의 약속(정시운항)을 우선으로 지키는 한편 가장 기본적인 본연의 임무(안전운항)에 임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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