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열기자의 금융파헤치기] 4차 산업혁명 시대…비상금 조성도 혁신적(?)

송고 2017.06.26 11:05 | 수정 2017.06.27 16:05
유승열 기자 (ysy@ebn.co.kr)

ⓒ유승열기자

과거 선배들 이야기를 되새겨보면 흔히들 남자 지갑에 빳빳한(?) 만원권 몇장은 갖고 다녀야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들 했던 기억이 난다.

현재 실상은 어떠할까.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남자, 특히 유부남들은 일주일 혹은 한달 단위로 용돈을 받고 생활하는 이들이 주변에 적지않은 듯하다.

일주일 단위로 용돈을 받고 생활하는 이들의 경우 고작 점심값과 교통비를 쓰고 나면 남는게 없다고들 푸념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그 만큼 한달 생활비는 근근히 생활 유지비에 불과한 셈이다.

신용카드가 있지만 사용내역이 아내에게 휴대폰을 통해 고스란히 보고(?)된다. 한번 사용할때마다 아내의 잔소리가 부담스러워 마음 놓고 쓰지도 못한다.

이제는 소위 '딴 주머니'를 만들 개연성도 없어졌다. 각자의 월급은 각자가 관리하는 부부가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부들은 아내가 재산을 관리한다. 월급통장은 물론 공인인증서까지 아내가 갖고 있어 다른 통장을 만들어도 금새 걸린다.

때문에 한때 유부남 사이에서는 보안계좌가 인기를 끌었다. 보안계좌는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스텔스 계좌'로 불리며 남자들의 비상금 통장으로 각광을 받았다.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하더라도 조회가 되지 않으며, 조회 및 입출금은 오로지 본인이 은행 창구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통장의 실체를 알게 돼 더이상 유부남들의 주머니로는 사용하기 힘들어졌다.

ⓒ픽사베이

그러나 상심하기에는 이르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 은행들이 4차 산업혁명을 통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남자들도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 생겼다. 금융권 통합 포인트 제도가 새로운 '주머니'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위비멤버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멤버스 △KB금융지주의 리브 메이트 등이 그것이다. 이들 멤버십 서비스는 위비꿀머니·하나머니·포인트리 등의 포인트 제도를 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금융지주 계열사 내 거래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해주며 다른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OK캐쉬백·SSG 머니(신세계 포인트) 등도 해당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다.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반대로 현금도 포인트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주 계열 카드사의 체크카드와 은행의 계좌로도 가능하며, 내 주머니의 소액의 현금도 은행 ATM기에서 처리하면 통장에 찍히지도 않는다. 비상금이 내 스마트폰에 들어온 셈이다. 현금을 숨긴 것도 아니어서 빼앗길 일도 없다.

금융사들은 포인트의 현금화를 장점으로 내세워준 덕분에 이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더욱이 이 포인트들은 각 금융사의 앱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계좌가 아니기 때문에 조회에도 뜨지 않는다. 아내들은 포인트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안심이 된다.

차곡차곡 모은 포인트는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근처 ATM기에서 현금화하면 그만이다. 기록은? 없다.

USD$	1394.5	▲6.0
EUR€	1483.3	▲8.3
JPY¥	901.3	▲1.1
CNY¥	191.8	▲0.6

[유승열기자의 금융파헤치기] 4차 산업혁명 시대…비상금 조성도 혁신적(?)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매매기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