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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작가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예술, 즐겨보세요"

  • 송고 2017.05.29 11:27 | 수정 2017.05.29 19:37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디지털 장점 금욕적으로 받아들여야…스스로 훈련하는 과정 필요"

새롭게 톤 입힌 1950년대 필름 모아 사진전 개최 예정

오중석 사진작가가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니콘 스쿨'에서 EBN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니콘이미징코리아

오중석 사진작가가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니콘 스쿨'에서 EBN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니콘이미징코리아

"사진작업을 할 때 연예인들은 '턱 깎아주세요'라는 말을 쉽게 해요. 이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거예요. 사진은 '진짜'라고 믿어야 해요.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사진작업을 그렇게 해놨는데, 그게 정말 중요한 사진이었다면 사진인생의 암흑기를 쉽게 겪을 수 있다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포토샵으로 너무 심하게 작업하면 법적으로 감옥에 보냈으면 좋겠어요."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니콘 스쿨'. 오중석 작가는 역시 오중석 작가였다. 직설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비유와 해설. 이날 그의 특별강연은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지식과 이론이 어우러지며 물 흐르듯 이어졌다. 처음에는 취재차 온 기자였지만, 점점 강의를 들을수록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진에 대한 태도를 배워가는 수강생이 돼 있었다.

강의가 끝난 직후 수강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오 작가는 선배의 입장에서 사려 깊은 답변을 이어갔다.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정확하게 돼 있어야 해요. 그게 잘못돼있으면 장님과 똑같아요. 사진을 정확한지 아닌지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사진을 작업하고 그 사진을 조그맣게 캡쳐해서 카톡으로 보내요. 그래서 우리 직원의 아이폰으로도 보고 삼성, LG 폰으로도 봐요. 잘못된 데이터를 보고 작업하면 잘못된 사진이 나와요. 그걸 조심해야 해요."

이어 그는 "제가 쓰는 건 커브 기능이 다에요. 거기서 다 끝나요. 나머지는 세세한 잔기술. 또 덧붙이자면 사진은 RAW 포맷으로 찍으세요. JPG는 위험해요. 힘들게 찍었는데 JPG 밖에 안나와있으면 안되죠"라고 당부했다.

오 작가는 2시간 내외의 열띤 강의를 마쳤다. 그에게 요청을 통해 별도의 인터뷰를 약 30분간 가졌다.

- 여러 종류의 비주얼을 작업하면서 어떤 종류의 소비자들을 염두에 놓고 일을 하나요.

△클라이언트를 위한 사진이 좋은 사진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가면 전혀 다른 경우가 있어요. 예전에 샤넬 작업을 할 때 몰디브에서 여배우와 패션사진을 찍자고 결정해서 하늘색 바다와 모래 위에서 같은 자세로 15컷 정도를 찍었죠. 이상한 포즈를 안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서였어요. 편집장도, 샤넬에서도 멋있다고 해서 잡지가 나왔어요. 그랬더니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는 거에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너무 멋있더라."

이런 얘기를 계속 들으니 스트레스가 됐죠. 헛돈 쓴 거 같은 기분. 그 다음부터는 몰디브에 가면 몰디브 표가 나게 공항에서 찍고 경비행기에서도 찍어요. 그런 게 사진가의 운명인 거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진은 있어도 누구나 만족시킬 수 있는 사진은 없어요. 예기치 못했던 곳에서 해프닝이 생기기도 하고, 계속 배워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도 사진이 재밌는 거죠.

-프로 사진가를 꿈꾸는 지망생이나 학생들에게 제언을 해주신다면.

△지금 우리나라에는 자신을 사진가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이 체감으로는 1000만명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정말 많은 카메라들이 보급돼 있죠.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클라이언트들은 사진가 추천 좀 해달라고 하고 사진가들은 일이 없다고 해요. 무엇이 잘못됐을까요.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사진교육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찍고 액정만 보면 되니까 사진이 좋은지 나쁜지만 판단하면 되는 시대에요. 예전엔 프로여도 노출계가 고장나진 않았을지, 필름에 빛이 들어가진 않았을지 걱정들을 끊임없이 했었어요. 그런 과정들이 생략되면서 사진이 쉬워진 거죠. 이제 사진을 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의 장점을 금욕적으로 받아들여야하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시간이 걸리는 과정들을 확인하고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금욕적인 사진작업'을 해야 해요.

쓸데없는 정보도 많죠. 인터넷에 '사진의 기초'를 치면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사진을 이렇게 찍으라고 정해줘요. 그걸 받아들인 초심자는 고정관념을 안고 잘못된 사진에 익숙해지는 것이죠. 정답은 없습니다만 그런 환경이 너무 쉽게 사람들에게 노출돼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니콘의 '니콘 스쿨'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이뤄지면 순기능을 할 수 있겠네요.

△카메라 회사의 숙명 같기도 하고.(웃음) 사진학원이라는 것이 따로 있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하는데 그 동호회에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해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큰 회사들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지 않나 싶어요. 여태까지는 사진업계가 도제시스템 비슷하게 했는데, 필름시대와 같이 어느 정도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은 큰 브랜드에서 자리를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요.

-작업물을 내놨을 때 자신의 의도와 소비자의 반응이 다른 경우는 어떤가요.

△요즘은 너무 배울게 많은 시대라 크게 그런 거에 개의치는 않아요. 작품을 수용하는 사람들의 의도치 않은 반응들이 재밌는 것 같아요. 사진 작업으로 반응이 한가지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재미를 느껴요. 작품의 제목을 지을 때 최근에는 '언타이틀'(무제)이라는 말을 진짜 많이 써요. 어떤 특정한 제목을 지어서 그 개념으로 규정해 버리는 게 재미없어졌어요. 지금은 볼 것들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눈길을 잡아놓게 만드는 게 관건이에요. 예전에는 재미가 먼저였다면, 지금은 그런 틀 속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두 번째에요.

-어느 특정한 반응이 아닌 관객과의 피드백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제 취미가 있는데 옛날 필름들을 모으는 거에요. 1950년대 필름들은 아마추어가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엉망이죠. 이걸 크롭하고 톤을 만지고 해서 제가 가진 필름이 2만장정도 돼요. 수천 명이 찍은 사진을 제 사진처럼 만드는 것들이 재밌는 거죠. 톤을 지금 시대 톤으로 만들어버리니까 사람들은 옛날사진이라고 생각을 못하는 거죠. 이 사진들을 모아서 곧 사진전을 열 계획이에요. 저 사진전 되게 많이 할 거에요.

-주로 참고로 하는 레퍼런스는 무엇인가요.

△저는 영화나 음악에서 영감을 얻는데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단지 핸드폰 사진을 찍어서 올린걸 보고 '이런 아이디어가 있네' 이럴 때도 있죠. 요새 모든 분야가 다 그런 것 같아요. 사진과 관련한 분야는 너무나 많으니까. 많은 부분에서 영감을 받거나 어느 특정한 부분에서만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무궁무진해요.

-작업에서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저는 스태프나 클라이언트와 싸웠던 적이 한 번, 배우 때문에 열 받았던 적이 한 번 정도예요. 오히려 다른 이해관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사람을 키우는 것이죠. 만약 클라이언트가 있는데 그 사람이 책임자가 아니라 대리급이라고 쳐봐요. '회장님이 꼭 이렇게 해오라고 했는데…' 이 사람을 이해해주지 않으면 안 돼요. 생계가 걸렸잖아요. 저는 주어진 여건 안에서 완성도, 여건을 꾀하려고 하죠. 아, 위기를 처음 느꼈을 때가 무한도전 달력 특집. 원래 잘 생긴 사람만 찍다가 못 생긴 사람들 찍으려니까 헷갈리고 이게 맞는지…(웃음) 그런 부분에서 타협을 하면할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거죠.

-오중석 작가에게 '사진'이란.

△내 가족, 내 주변 사람들 내지는 내가 하는 일. 이런 것들을 '사진'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디지털 사진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고 설레요. 카메라나 장비적인 부분은 니콘같은 회사에서 알아서 개발해 줄 거고 난 차려 먹기만 하면 되는 미식가지.(웃음) 새로운 기술 나오면 매번 충격을 받아요. 최근 제일 큰 충격은 고감도에서 노이즈 없는 카메라. 원래 나에게 있어서 사진의 기준은 필름이었는데 더 이상 기준이 필름이 아닌 다른 게 되고 있는거죠. '포토그래프'(사진)라는 단어에서 포토는 '빛', 그래프는 '그리다'는 뜻이잖아요. 찍을게 너무 많고, 빛으로 그릴 것들은 너무 많아요.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오 작가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니콘 카메라를 쓴다고 귀띔했다. "고감도가 좋아서!"라고 말하며 자리를 나선 그. 오 작가가 니콘 카메라로 찍은 작품들은 오는 6월 4일까지 에버랜드에 마련된 니콘 브랜드 존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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