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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배송인력 외주 충당…광역권 로켓배송 축소 수순?

쿠팡맨 “캠프 정리 위한 중간단계…위탁배송 비중 확대될 것”
‘쿠팡=로켓배송’ 정체성 균열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등록 : 2017-05-19 15:26

▲ ⓒ영상캡쳐

쿠팡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배송인력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현실화됐다. '쿠팡=쿠팡맨=로켓배송' 등식이 깨짐에 따라 쿠팡의 정체성에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쿠팡맨 사태'에 따른 업무환경 개선조치가 아닌, 유동성 확보의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대다수 쿠팡맨들은 이를 수익성이 낮은 광역권 로켓배송을 축소하기 위한 중간단계로 파악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쿠팡맨 제보자는 "현장에서는 이번 배송인력 외부조달 방침을 사실상 광역권 물류캠프(지역사무소)를 정리하려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논란이 된 쿠팡맨 계약 중도해지 역시 광역권 내 자체인프라를 통한 배송을 축소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말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7월부터 배송업무 일부를 외부업체에 위탁한다. 최근 위탁기준 상품 및 업체 선정을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생수, 쌀과 같은 상품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운 상품을 위탁품목에 포함시켜 쿠팡맨의 업무를 경감한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쿠팡맨을 배려하기 위해 결정된 조치"라며 "외주를 통한 배송품목 기준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 ⓒ쿠팡

하지만 다수의 쿠팡맨 제보에 따르면, 이는 표면상의 이유일 뿐 제3자물류(3PL) 전환을 본격화하는 전조단계다.

3자물류란 물류부문의 전부 혹은 일부를 물류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것을 말한다. 물류창고, 물류장비 등을 제공하고 인적으로 도급을 줘서 운영하는 경우와 물류장비, 설비, 운송 등 운영인력까지 도급을 주는 경우로 구분된다. 전국 16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이 향후 어떤 전략을 택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쿠팡은 로켓배송 판매상품이지만 배송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지역에 한해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 2곳의 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다. 쿠팡맨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전국 40여곳의 캠프 중 전주·청주·광주·창원광역권 등의 지역의 배송을 외주가 완전히 대체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파악한다.

한 쿠팡맨은 "품목에 기준을 둬서 외부업체에 일부를 떼어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안되는 일"이라며 "현장에서는 외주 품목이 점차적으로 확대돼 광역권에 위치한 캠프가 모두 정리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쿠팡은 지난해 6~10월 쿠팡맨을 대규모로 채용했는데 9~10월 입사자들이 계약연장시기(6개월)인 지난 2,3월 대규모로 중도해지를 겪었다"며 "이는 외주배송을 시작하기 위한 쿠팡 측의 사전준비로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재계약 시즌에도 다수가 짤려나갈 것으로 보고있다"고 부연했다.

▲ 쿠팡 잠실 신사옥 전경.ⓒ쿠팡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위기상황에 봉착한 쿠팡이 내놓은 마지막 고육지책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배송비와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쿠팡이 외주 배송업체를 이용할 경우 건당 배송비는 1500~200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쿠팡의 자체인력을 통한 현재 배송원가는 건당 6000원 수준에 이른다.

쿠팡의 지난해 인건비는 56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6.1% 증가했다. 한 달간 약 472억원이 인건비로 쓰였지만 적자는 직전년도 대비 3.3%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위탁배송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로 인해 '쿠팡=로켓배송' 이미지는 흐려질 것"이라며 "'친절한 배송'을 최고 경쟁력으로 내세워 온 배송품질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