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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재벌, 문재인 정부 1주일만에 '초긴장 모드' 돌변

김상조 공정위 내정자 "골목상권 보호" 강조에 방점
유통 대기업 쇼핑몰·마트 등 신규 출점 난항 불가피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05-19 16:25

▲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북 포항시 중앙상가길에서 두호 남부초등학교 신하윤 어린이로부터 3D 프린터로 제작한 호미곶 '상생의 손'을 선물 받고 있는 모습. 포항 두호에서는 건물공사가 끝난 롯데마트가 4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연합

"앞으로 공정위가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집중해야 할 것이 가맹점 등 자영업자 삶의 문제가 되는 요소들이다. 가맹점 등 골목상권 문제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걸려있고 정확한 팩트파인딩이 안 되면 의욕만 앞선 잘못된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제대로 하려면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해서 접근하려고 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가 내정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언급한 말이다. 골목상권 보호 강화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형마트 신규 출점을 예정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물론이고 신세계백화점 출점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신세계 역시 앞으로의 주변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5개의 신규점포 출점계획을 갖고 있다. 출점계획에 포함 돼 있는 대형마트 중 한 곳인 경기 양평점은 건물 공사가 80% 이상 진행됐다. 하지만 4년째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7월 건축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었는데, 양평군이 "주변 전통 시장과의 상생 협의가 진척되지 않는다"며 2013년 7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 롯데마트 두호점은 건물을 완공하고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2월 완공했지만 4년 넘게 문을 못 열고 있다. 죽도시장 등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때문이다. 지난 6일 전통시장 측 요구안을 상당 부분 반영해 포항시에 마트 개설 신청을 했지만 또다시 반려됐다. 4년간 일곱 번 신청과 반려를 반복했다.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들어설 롯데복합쇼핑몰은 아예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4년째 표류 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복합쇼핑몰 건립을 목표로 서울시로부터 부지 2만644㎡를 1972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주변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이유로 들어 4년간 인허가를 내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최근 서울시를 상대로 '도시계획 심의 미이행에 따른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신세계가 추진 중인 광주신세계복합시설 역시 2년 넘게 '협상'만 하고 있다. 입점반대 입장인 홍종진 인천소상공인연합회장은 "부천시가 신세계와 맺은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협약을 완전히 파기해야 한다"며 "유통산업발전법에는 대기업이 지역상권에 들어오기 전에 만들어야 하는 상권영향평가서가 있는데, 이를 진입하는 대기입이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입점하려는 대규모 유통업체의 경우 상당부분 포화상태에 있다"며 "지역 상권이 보호되면서 상생에 경제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고려하겠지만 지역에서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속 기구로 격상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롯데마트의) 사업계획서상에 있던 5곳의 신규점 오픈 계획 중 서초 꽃마을과 한강신도시점은 가능할 것 같다"며 "다른 곳은 하반기 오픈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통업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가 적지 않은 서비스업"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유통업에서 보면 직원을 더 뽑으려면 매출이 일어나야 하는데, 상황이 (규제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도 "유통업은 일반 제조업에 비해 고용 효과 등이 더 높다"며 "소비자들은 유통시설을 원하는데 일부 소상공인의 말만 듣고 규제만 쏟아낸다면 유통 업계와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