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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성과연봉제 도입 위법"…노조 "적폐청산 신호탄" 환호

"주택도시보증공사 근로기준법 위법 성과연봉제 무효"
금융노조 "성과연봉제 사형 판결…금융사들 산별교섭 복원해야"

유승열 기자 (ysy@ebn.co.kr)

등록 : 2017-05-19 12:36

▲ 전국의 시중은행들이 소속된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해 9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성과연봉제 저지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법원이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적극 추진했던 성과연봉제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측은 성과연봉제 탄압에 맞서 싸운 노동자들의 승리라며 노동계 적폐청산 1호 사례라고 환대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는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 직원 10명이 공사를 상대로 낸 취업규칙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공사의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하위 평가를 받는 노동자들은 기존 임금이 줄어든다"며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 총액이 기존 급여 체계에 비해 증가했다 하더라도 노동자 개인에 따라 유·불리의 결과가 달라진다면, 이 규정은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해 근로기준법에 따른 변경 절차를 따라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노동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성과연봉제 확대 시행에 대한 찬반투표를 한 결과 조합원 90%가 반대해 명백한 거절 의사를 표시했으나 회사가 규정 개정을 강행했다"며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을 위반해 무효"라고 결론을 내렸다.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은 회사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노동계 적폐청산의 신호탄이라며 사법부의 판단을 적극 환영했다.

금융노조는 금융산업에서의 성과연봉제 관련 탄압은 상상을 초월했지만 10만 금융노동자들은 9.23 총파업을 통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력한 투쟁의지를 천명했고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를 비롯 모든 사업장에서 성과연봉제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일제히 제기했다며 간절하고 치열했던 투쟁에 사법부가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 판결로 응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권을 보장한 헌법 위에 서서 노동자·국민을 깔아뭉개려 했던 박근혜 정권의 성과연봉제는 사형을 선고받았다며 노동계 적폐청산 1호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노조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금융·공공부문에 강제도입된 모든 성과연봉제를 즉시 원상회복하라고 요구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성과연봉제를 핑계로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금융노조 사업장의 경영진들은 즉각 사용자협의회에 복귀해 산별교섭을 복원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를 비롯한 노동계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