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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풍전야' 씨티은행 가보니…'영업점80% 축소'에 노조 총파업 돌입

씨티은행 노사, 영업점 전략 협상 불발…16일 쟁의행위 돌입
박진회 행장 강행 의지…"차세대 소비자 금융전략 이행 지속"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등록 : 2017-05-16 14:00

씨티은행이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영업점포 통폐합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한국씨티은행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쟁의 행위 첫날인 16일 오전 9시30분.

씨티은행 본점 지하에 위치한 다동 영업점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영업을 막 시작한 은행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 평소와 같이 업무를 시작하고 있었다.
▲ 쟁의행위에 들어간 씨티은행 다동 본점 및 영업점.ⓒ백아란기자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10시간 동안 진행된 최종교섭은 노사간 확고한 입장차로 인해 조정중지결정이 내려졌지만 아직 영업점에서는 파업의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본점 1층 로비에는 경영진의 점포 폐쇄에 반발한 플랜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쟁의신고 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지침을 내릴 예정이다. 본격적인 쟁의는 17일부터 시작된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8일 조합원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임금과 단체협상 교섭 결렬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쟁의행위를 가결한 바 있다.

쟁의는 △정시출퇴근 △각종 보고서 금지 △행내공모에 따른 면접 금지 등 3가지며, 노조는 단계별로 쟁의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는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한 것으로 파업의 주 요인이 영업점 폐쇄에 따른 고객 불편과 대책 방안 부재라는 점에서 노조의 쟁의는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씨티은행은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통해 현재 운영 중인 출장소를 포함한 총 126개의 영업점을 점차적으로 25개로 축소하기로 밝혔다. 전체 영업점의 80% 가량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같은 전략은 급격히 변화하는 금융서비스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이를 위해 씨티는 WM센터를 확장하고, 전문성을 갖춘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를 신설해 고객의 무방문거래 활성화 등 비대면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또 개인대출 및 중소중견기업 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여신영업(Lending)센터'를 열어 주요 지역에 허브화를 실시하고, 오는 5월 중으론 보안 강화을 탑재한 신규 인터넷뱅킹 플랫폼을 선보이기로 했다.

금융서비스를 디지털 시대에 맞춰 개편하고, 금융전문인력을 전통적 영업점 채널에서 벗어나 모바일, 인터넷 등 디지털 채널로 확장하기 위한 조치다.
▲ 씨티은행 노사 협상이 결렬됐다. 사진 하단 아래 박진회 씨티은행장.ⓒEBN

하지만 점포 폐점 후 해당직원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부재하다는 게 노조의 평가다. 특히 각 시도 마다 1개씩 밖에 없는 제주, 울산, 청주 영업점 등의 경우, 폐점시 고객 불편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폐점영업점의 고객들에게 비대면의 활용 등으로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했지만 관리비 자동이체 약정을 해지하라고 DM 등을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고객이 은행을 먹여 살리는데 이러한 고객을 일부러 밀어내는 은행에 정책에 어떻게 찬성을 하고 동조를 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영업점의 상당수가 지방영업점인데 법인 거래나 방카슈량스의 판매등에 대해서는 그 어떤 대책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다수의 직원들 역시 고객가치센터(인바운드)와 고객집중센터(아웃바운드)에 편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씨티은행 노조는 이날 금융감독원 앞으로 'A+체크카드 해외부정 사용건' 등과 관련해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교섭 결과, 사측은 101개 점포폐점에서 딱 1개만 추가로 살려두고 나머지는 모두 예정대로 폐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경영진은 점포폐점이 사측의 경영권임으로 노동조합과 더이상 논의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권이기 이전에 조합원들과 고객들의 불편등이 너무나 크고 은행의 존립자체를 좌지우지 하는 결정을 조합과 관계없이 내린다는 것은 조합원과 고객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작태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씨티은행에서는 '영업점포 통폐합'에 대한 강행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박진회 은행장은 지난 1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저금리하에서도 수익증가율이 비용증가율을 상회했고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며 "특히 WM과 개인신용대출, 외환파생 및 신용카드와 같은 핵심 비즈니스에서 고무적인 신호를 감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재무목표달성과 비즈니스모델 변경을 위해서 차세대소비자금융전략 이행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