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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굳이 이의제기해 강제리콜받은 이유는

국토부 권고 불응 자발적 리콜 포기
사상 첫 강제리콜 불명예, 업계 “이해할 수 없어”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5-12 15:56

▲ 자동차 수출선적 모습, 본문과 무관함.ⓒ현대자동차
최근 리콜조치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국토교통부 측과 신경전을 벌인 현대·기아자동차의 행보에 업계에서 의아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통상 정부로부터 리콜권고를 받으면 문제를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자발적 리콜 형식을 취하는 업계 관행을 깨고 굳이 이의를 제기해 사상 최초 강제 리콜업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12일 현대·기아차에 강제리콜을 명령함과 동시에 차량 제작결함 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까지 의뢰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국내 자동차업체가 정부로부터 강제리콜 형식의 조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현대·기아차 차량의 제작결함 5건에 대해 리콜을 권고했다. 리콜 사유는 캐니스터 결함 및 R엔진 연료호스 손상,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 불량 등이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측이 국토부 권고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지난 8일 자동차업계 최초로 청문회가 열렸다. 이 시점에서 자진리콜 형식으로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는 물 건너 간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청문회에서 리콜권고된 5건은 모두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물론 현행법상으로는 리콜권고를 받을 경우 수일 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다”면서 “다만 브랜드 이미지에 민감한 업계 특성상 강제리콜시 충분히 예상되는 후폭풍을 감수하고 이의를 제기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단 리콜조치가 현실화되면 관련업체는 문제가 된 부품 교체 등으로 인한 비용 발생으로 해당 분기 수익성 하락은 물론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잠재적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대부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B2C 기업에게는 치명타다.

그나마 자진리콜은 소비자들에게 표면상으로나마 해당업체가 선제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으나 강제리콜은 의미가 다르다. 그동안 기업들이 국토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해 온 사례가 없었던 것도 이런 리스크를 감수할 수 없다는 원론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는 이의제기로 청문회까지 열게 해 여론을 떠들썩하게 했다.

리콜여부의 합당성 여부는 현대·기아차 측이 국토부 조치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제작결함 은폐 의혹의 진위 여부 가리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국토부는 이번 강제리콜조치에 포함된 5건을 포함해 그동안 내부고발로 비롯된 32건의 제작결함 사례에 대해 조사해왔다.

현행법상 제작사가 결함사실을 인지하고 고의로 은폐한 정황과 증거가 확보되면 책임자는 10년의 징역형 및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징벌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은폐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업계 및 소비자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