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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쿠팡맨 부당해고 논란에 비난 쇄도…이미지 ‘치명타’

SNS서 부정적 여론 확산
관계자 제보·증언 이어져…정규직 전환 절차 투명화 시급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등록 : 2017-05-08 14:46

▲ ⓒ쿠팡

'친절한 배송'을 앞세운 감성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던 쿠팡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쿠팡맨의 아내'라고 소개한 글을 시작으로 쿠팡맨의 증언과 제보가 쏟아진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형성됨에 따라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관계자 제보 및 증언에 따르면, 명확하지 않거나 부당한 사유에 의한 쿠팡맨 해고는 지난해부터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쿠팡맨 이 모 씨는 1년 3개월 가량 근무 중 사고를 당해 재활치료 도중 재계약불가 통보를 받고 퇴사처리됐다.

이 씨는 지난 2015년 6월 쿠팡맨으로 입사해 지난해 9월 업무 중 화물칸 차량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화물칸 진입 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만 하는 규정이 있어 양말을 신은 발이 화근이었다. 화물칸에서 미끄러져 차 밖으로 떨어졌다.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1달간 병원에 입원 후 통원치료를 받던 중 재계약불가를 통보받았다. 산재로 인해 근무를 나가지 않아 해당 기간에 근무평가 자료가 없어 '배송능력 미달' 사유로 계약해지됐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회사 측은 계약직은 산재를 썼든 일하기 싫어서 안했건, 결근을 했건 일 안 한건 마찬가지고 산재당한 근로자는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정규직 전환 심사 시 몇 등급 이상/이하는 합격/탈락 등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표면적으로는 사유를 밝히지만 짤려나가는 데는 정확한 이유가 없다"며 "지각 1번에 동료가 짤리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 국내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 관련 게시글.ⓒ캡쳐

쿠팡은 쿠팡맨 입사 시 2년간 6개월마다 4차례의 계약 연장과 매 차례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하지만 높은 업무강도를 버티지 못해 자진탈락하거나 계약해지 사례가 빈번해 실제 전환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쿠팡맨 인력은 3600명 수준으로 정규직은 1200명 정도로 파악된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카페 등에는 쿠팡맨 및 관계자들의 폭로가 쇄도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명확한 기준 없는 계약해지, 새로 도입된 평가시스템에 따른 과당경쟁의 불합리함 등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100여명의 쿠팡맨을 갖췄던 물류캠프 중 한 곳은 계약해지, 불합리한 처사 등을 원인으로 줄줄이 퇴사를 거듭해 최근 39명이 남았다.

쿠팡맨의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오전8시부터 오후8시로 하루 평균 200개 이상의 물량을 배송한다. 퇴사자의 할당량은 남은 쿠팡맨이 떠안는다.

한 쿠팡맨은 "해고당하는 동료들로 인해 하루하루 불안하다"며 "동료들끼리도 우스갯소리로 이 회사는 타이밍 싸움이다. 타이밍만 맞으면 근퇴고 사고고 필요 없이 정규직되고, 2년 가까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타이밍 안 맞으면 기준미달이라는 이유를 달아 계약직을 짤라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계약해지를 당한 복수의 쿠팡맨은 "지난해 수도권 배송인력이 모자라 서울로 배치돼 모텔에서 먹고 자며 힘든 시기를 버텼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계약해지였다"며 "쿠팡의 일방적인 쿠팡맨 계약해지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 쿠팡 신사옥 전경.ⓒ쿠팡

업계는 이같은 쿠팡의 채용 논란 원인에 대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린 인건비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인건비는 56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6.1% 증가했다. 한 달간 약 472억원이 인건비로 쓰였지만 적자는 직전년도 대비 3.3%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어쩔 수 없이 인건비를 줄여야하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비정규직으로만 쿠팡맨을 운영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며 "적자가 심화되면 나중에는 쿠팡맨을 없애고 외주를 통한 배송인력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