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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인사이트] '남는 장사' 리베이트, 영원한 숙제로 남을까

수십억 과징금 물고, 일정기간 품목정지에도 매출 증대 기여
올해만해도 여러곳 불법 리베이트…"정권바뀌어도 걱정없어"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등록 : 2017-05-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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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 배를 움켜쥐고 흥부가 "형님 제발 쌀 좀 주십시오"라고 외친다. 놀부가 큰 소리로 역정을 내자 놀부 부인이 뛰쳐나와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라고 흥부의 뺨을 주걱으로 세차게 때린다. 운 좋게 뺨에 붙은 밥풀을 떼어먹으며 흥부는 "이쪽으로도 때려주십시오"라고 실실댄다. 그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놀부 부인은 다시 한 번 힘차게 흥부의 뺨을 때린다. 흥부는 남은 한쪽 밥풀도 떼어먹으며 입맛을 다신다.

'리베이트 쌍벌제', '리베이트 투아웃제' 이름만으로도 강경한 처벌 의지를 담고 있는 정부의 부정영업행위 단속제도에도 국내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의지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분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유명 제약사 여러곳이 리베이트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1곳은 검찰의 압수수색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2곳은 정부의 신약개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불법 영업행위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제약사의 득실 계산법은 리베이트로 기울어져 있다. 수십억 과징금을 물고 매출액을 키우는 게 더 많이 남는 장사기 때문이다.

일정기간 품목정지 처분도 심각한 타격을 주지 않는다.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 품목에 대한 매출기대나 의존도가 비교적 크지 않아 단기간 몸을 추스르는 정도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규모가 있는 대형제약사들의 기조가 이러한 데 중소·중견제약사는 말할것도없다.

시장 퇴출 통보인 '보험급여 정지' 처분도 품목별 편차가 커 제약사들의 부담은 덜하다. 실제 한국노바티스의 경우 업계 첫 리베이트 투아웃제 명단에 올라 처벌 수위를 두고 이목이 집중됐지만 매출 비중이 상당한 중요 치료제는 환자의 생존권 문제로 인해 처벌이 보류됐다.

제약업계는 그동안 외부적으로는 정부의 따뜻한 관심을 내부적으로 따뜻한 무관심을 바라 왔다. 정부도 굳이 이렇다 할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고있다.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산업을 제쳐두고 조그만 시장안에서 아귀다툼을 벌이는 제약업계의 사정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5월 9일 장미대선의 열기속에서 제약업계는 역시나 뒷전에 있다. 정부의 규제아래 놓인 전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득이든 실이든 그 어떤 공약에도 제약산업은 없다. 무관심 속에 평온한 제약업계의 남은 2017년이 또다시 '남는 장사' 리베이트로 물들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