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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근무환경 개선 역행하는 '위메이드 마이웨이'

차은지 기자 (chacha@ebn.co.kr)

등록 : 2017-04-21 10:16

모바일게임의 흥행은 침체에 빠진 업계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대신에 개발자들의 휴식을 빼앗아갔다. 개발기간이 3~5년인 PC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1~2년의 짧은 개발기간이 주어지면서 개발자들에게 상시 크런치 모드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런치 모드는 정해진 마감을 맞추기 위해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는 기간을 뜻하는 IT업계 은어로 개발 경쟁이 치열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야하는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특히 이런 근무 형태를 많이 보이고 있다.

게임 개발자들의 중노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성공한 게임의 화려한 이면에는 과도한 업무량을 감당하는 개발자들의 희생이 있었다. 크런치 모드가 잦은 일부 게임사의 사무실 불은 밤 늦게까지 꺼지지 않는 모습에 빗대 등대, 오징어잡이 배 등의 수식어가 붙으며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씁쓸하게 하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일부 게임사들이 자발적으로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시행하며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나 최근 위메이드가 자회사 개발자들에게 야근과 주말 특근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재점화 됐다.

특히 이번 위메이드의 사내 정책은 최근 정치권에서 게임업계의 높은 노동 강도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으로 중노동으로 얼룩진 게임업계 이미지를 개선하자는 기류와 역행하고 있다.

위메이드아이오는 모바일 신작 '이카루스M'의 연내 출시를 위해 해당 게임 개발팀에 크런치 모드에 일찍 돌입하기로 했다. 이카루스M은 위메이드가 지난 2014년 온라인게임으로 출시해 국내외 탄탄한 이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카루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 중인 액션 모바일 MMORPG로 올 초 넷마블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신작 출시를 앞둔 게임사들이 출시 전 2~3달의 크런치 모드에 돌입하지만 위메이드아이오의 경우 이 크런치 모드를 4월부터 11월까지 약 8개월간 진행하기로 해 개발자들의 원성을 사게 된 것.

뿐만 아니라 이 기간 동안 평일 오전 10시부터 9시까지, 어린이날, 추석연휴를 제외한 공휴일과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해야 한다. 일요일은 선택적 출근이나 출근 시간에 관계없이 9시간 근무를 해야 하고 대선으로 인한 임시 공휴일에도 투표 후 12시까지 출근해야 한다.

대신 휴일 및 주말 근무자에게 휴일 근무 수당을 익월 지급하고 게임을 계획대로 연내 출시하는 경우 수당 50%를 추가로 지급한다는 보상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개발 이슈로 연내 출시가 불가할 경우 수당을 반납해야 한다고 공지해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동안 모바일 흥행작이 없었던 위메이드에게 이카루스M은 사활이 걸린 중요한 타이틀임에는 틀림 없다. 이번 근무 계획 공지에 일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내용도 있지만 게임 출시 후 목표 매출을 달성할 경우 인센티브 지급, 연봉협상 시 최대 100% 상승 등의 보상 계획을 보면 한편으로는 회사와 개발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좋은 결과물을 내보자는 건전한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근무 시간과 생산성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업종에서도 크런치 모드와 같은 과도한 근무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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