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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의 流통발] 사드부지 결정 50일…롯데의 좌절과 희망

  • 송고 2017.04.19 00:00 | 수정 2017.04.20 10:09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김지성 생활경제부 유통팀장ⓒEBN

김지성 생활경제부 유통팀장ⓒEBN

"우리는 수십 년간 바다를 사이에 두고 원수처럼 지냈다. 원수진 집안이 아니면 머리 맞대고 의논할 일도 없다. 원래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되는 법이다.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다. 등산하듯이 한 발 한 발 기어오르면 된다. 서로를 위해 건배하자."(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중에서)

마오쩌둥이 1972년 역사적인 닉슨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건넨 말이다. 두 정상의 만남 이후 미국과 중국은 오랜 대결에서 협력의 장으로 건너왔다.

이 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G2시대에 두 강대국이 45년 전 닦아 놓은 공존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관심을 받았다.

대한민국은 자국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경제적 보복을 받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주목도가 이전보다 더 컸던 이유다. 특히 사드 부지 제공으로 타깃이 된 롯데그룹은, 회담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롯데는 지난 2월27일 성주 골프장 소유주인 롯데상사의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사드 대체 부지 제공을 확정했다. 꼭 50일이 지났다. 그 사이 중국의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는 금한령이 시작됐고, 반한감정도 증폭돼 중국내 롯데의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중국 사업에서 25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났다고 잠정집계한 수치를 밝혔다. 이 추세라면 상반기에만 1조원 손실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미·중 정상회담 이후 10여일이 지난 현재, 국내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의 몫이 될 전망이다. 국내외에서 전달되는 이야기이다. 유력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도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차가 존재한다. 대통령 당선인에 따라 상황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롯데는 맞닥뜨린 중국 사업의 어려움이 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우울하다. 롯데면세점의 경우는 사드 영향이 적어도 7~8월까지는 해결되기를 바랐다. 이슈가 줄곧 제기되는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차라리 성주에 배치를 끝냈다면 마케팅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드 배치가 연기되면 현 상태가 지속되는 것인데, 중국이 금한령을 풀 가능성이 없다. 타격이 올해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롯데의 당초 바람대로 끝나기 어려워졌다.

다른 사례가 있다. 중국에서 오래 전부터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A, B 기업의 경우다. 각각 식품과 패션 제품을 중국 내에서 제조해 판매한다.

A기업은 대표 제품이 중국에서 '2017년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 부문 1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이다. 다른 두 개 브랜드도 각각 3위를 기록, 중국에서 시장 2위 사업자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B기업도 사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B사 관계자는 "처음 진출할 때부터 한류 등에 기대지 않고 영업을 했다"며 "한국 브랜드라는 느낌이 없어서 (중국 소비자들의) 반발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용하게, 엎드려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식품 제조 공장으로 중국에 진출할 때부터 '롯데' 브랜드를 노출하려고 애썼다. 롯데마트를 필두로 유통업 진출을 본격화하고부터는 강도를 더했다. 하지만 중국은 워낙 넓은 나라였다. 백여 곳의 마트 진출로는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어려웠다. 사드 후폭풍 이전에도 롯데마트가 중국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던 배경이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롯데는 우려할만한 손실이 예상된다. 늘 그렇듯이 세상일은 어둠만 있는 게 아니라 빛도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13억 중국인이 '롯데'라는 브랜드를 모두 알게 됐다"고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결과만으로 보면 롯데의 중국 진출 20여년의 노력보다 최근 몇 달 간의 사드 사태 속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급성장했다.

"원래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되는 법이다.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다. 등산하듯이 한 발 한 발 기어오르면 된다." 롯데의 중국 사업은 앞으로 100년을 보고 하는 일이다. 사드 사태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롯데를 위해 건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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