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대형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 6조 넘어
"시중은행 대출 강화 풍선효과…대출 여력도 커져"
대형 저축은행들의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대출 심사 강화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 가계 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HK·JT친애 등 자산규모 기준 상위 5개 대형 저축은행의 지난해 신용대출 잔액은 6조230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4조4872억원)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이들 5개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은 전년(9조8700억원)보다 31.78% 증가한 13조64억원이다. 전체 대출 잔액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인 셈이다.
업체별로 보면 신용대출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신용대출 잔액은 2조6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14억원 증가했다. 그 뒤를 이은 OK저축은행도 1조6692억원으로 2015년(8335억원)의 2배 수준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1년 새 신용대출이 383억원에서 773억원으로 101.83% 늘어 증가율 면에서 가장 높았다. JT친애저축은행도 1조105억원으로 같은 기간 29.19% 성장했다.
다만 HK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9276억원에서 8524억원으로 줄어 상위 5개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시중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생활자금이나 사업자금 등을 마련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문제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자 상당수가 저소득, 저신용자라는 점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나이스평가에서 받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의 취약차주 비중은 22.2%에 달해 금융업권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은행의 12배를 넘는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취약차주 비중은 2014년 말 25.0%에서 작년 말 22.2%로 떨어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은행들이 저금리로 대출 여력이 커지면서 신용대출을 늘렸다"면서 "일부 대부업계 저축은행의 경우 장기적으로 대부업을 폐쇄하기 위해 기존 대부업체의 대출자를 저축은행 상품으로 대환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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