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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흔들리는 현대차그룹…수직계열화의 덫

현대·기아차, 대규모 리콜·사드 배치 영향 악재 수익성 휘청
계열사도 동반 부진 예상돼… 겹악재 하반기까지 이어져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4-17 11:19

▲ 서울 양재동 소재 현대·기아차 사옥.ⓒEBN
내수침체 등으로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룹 주력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대규모 리콜사태 및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 등 악재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자동차를 주력으로 삼는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가 이뤄진 상태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중 한 곳이라도 실적이 악화되면 그룹 전체 수익성도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각각 1조1794억원, 51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14%, 18.43% 줄어든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세타2 엔진 결함 등에 따른 리콜사태와 중국의 불매운동 등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서만 국내에서 32만여대의 리콜이 결정된 상태다. 이는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다.

대규모 리콜에 따른 처리비용으로 당장 1분기 수익이 우려되지만 더 큰 문제는 향후 품질 신뢰도 추락으로 내수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 신차 부재로 사상 최초로 내수 점유율 60%가 무너졌었다.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실적은 중국 판매 부진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비중은 각각 20% 수준으로 해외판매 부문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는 지난달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52.2% 줄어든 데다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1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사드 배치에 따라 중국 내에서 한국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정치적 문제인 만큼 사드 배치 여파 관련 불확실성은 쉽게 걷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2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맏형들의 부진은 현대모비스 및 현대제철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도 불안케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만 해도 매출의 70%를 현대·기아차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대제철 또한 생산된 자동차강판 대다수를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위험 분산이 되지 않는 수직계열화의 덫에 빠진 셈이다.

자동차 부품 공급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5.31% 줄어든 6803억원으로 예상됐다.

철강 계열사 현대제철은 23.17% 늘어난 33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 등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면 시장기대치에는 밑도는 실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의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 합의 실패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줄어든 2조904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전년 대비 1.3% 감소한 1조4450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에 그쳤다.

현대모비스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위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5.08% 줄어든 599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전년 대비 1.54% 늘어난 1955억원으로 전망됐다. 현대글로비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급격한 하락은 겪지 않았으나 4.8%의 영업이익률이 유지되는 등 최근 수년간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문제는 추후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상반기만 해도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 및 국정 혼란에 따른 소비 침체, 중국 사드 보복 및 미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현대·기아차의 실적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산재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여기에 업계 출혈경쟁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이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