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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갤럭시S8 축포 터트린 삼성전자의 '운수 좋은 날'

  • 송고 2017.04.14 10:38 | 수정 2017.04.14 11:07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현진건 선생의 소설 '운수 좋은 날'. 앓아누운 아내에게 줄 설렁탕을 사들고 귀가한 인력거꾼 김첨지가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아내의 시체 앞에서 울부짖으며 한 말이다.

이날은 김첨지에게 이상하게 운이 좋은 날이었다. 며칠 동안 구경하지 못했던 손님을 연거푸 날랐고, 덕분에 아내가 평소 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샀다. 하지만 설렁탕을 앞에 둔 아내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총수 구속과 공판 진행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축배를 들어야 한다(?). 이 소설 속 상황은 삼성전자의 현재 모습과 어딘가 묘하게 닮아 있다.

엄청난 예약판매량을 보이며 각종 기록을 깨고 있는 갤럭시S8 시리즈는 12일 기준 집계된 국내 예약판매량만도 72만8000대가 넘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도 13일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S8 예약판매 목표를 100만대로 잡으면서 최고의 안전성과 품질을 갖췄다고 수차례 자신했을 정도다.

이쯤되면 갤럭시S8 시리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겐 그토록 먹고 싶었던 '설렁탕'쯤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지난 2014년부터 공격 경영으로 삼성전자를 이끌어온 이 부회장은 갤럭시S8 시리즈를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려왔을 것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문제로 인한 7조원대 잠재 손실 만회와 경영권 승계·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이 강력한 '한방'은 필요했다.

그러나 손발이 묶여버린 이 부회장의 신세는 정작 설렁탕을 앞에 두고도 먹을 수 없는 김첨지의 아내와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금 설렁탕의 구수한 맛을 느끼기는 커녕 당장 눈 앞에 닥친 뇌물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재판에 전념하는 것이 급선무다.

진짜 문제는 미래 먹거리다. 삼성 총수는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시기에 차가운 구치소 신세를 지고 있다. 총수가 온전해야 향후 짧으면 5년에서 적어도 수십년 동안의 먹거리를 결정할 수 있다.

삼성 안팎의 어떤 악재보다 심각한 것이 오너 공백이다. 조 단위를 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데 전문경영인으론 분명 한계가 있다.

아무리 반도체 업황이 좋고 갤럭시S8이 대박을 친다 해도 삼성이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동시에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 '제2의 설렁탕'이 될 신사업 투자의 키를 쥔 '아내'가 하루라도 빨리 '김첨지' 옆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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