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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김상철 한컴 회장, '1000억 클럽' 이어 글로벌 IT 기업 변신 성공할까?

한컴오피스 기술력에 공격적 M&A로 해외 시장 공략 가속도…
열악한 국내 SW업계 저변, '4차 산업혁명' 대응으로 돌파구 마련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7-04-12 09:23

▲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한글과컴퓨터
1990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W) 1세대 기업으로 출발한 한글과컴퓨터(한컴)이 설립 26년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한컴은 한국 IT기업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기업이다. 토종 워드 프로그램 '아래아 한글'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저작·경영권 분쟁 등으로 2000년부터 주인이 여덟 번이나 바뀌고 대주주 비리사건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까지 받는 등 극심한 부침을 겪어왔던 한컴은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컴에 있어서 이처럼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사람은 2010년 한컴을 인수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아홉 번째로 한컴의 지휘봉을 잡은 김상철 회장은 2010년 10월 한컴 지분 28%를 670억원에 인수한 후 '투명경영'을 선언했다. 한컴의 금융 부채를 없애고 거래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했다.

이렇게 다진 내실을 바탕으로 주력 제품인 '한컴오피스'와 함께 클라우드·사진편집 소프트웨어 등 신제품 개발 및 사업 다각화, M&A와 해외진출 등에 주력하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인수 이듬해인 2011년에 매출 573억원, 영업이익 214억원을 기록하며 김상철 회장은 한컴의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

◆한컴오피스 기술력에 공격적 M&A로 해외 시장 공략 가속도 낸다

한컴의 '1000억원 클럽' 가입은 지난해 1월 출시한 '한컴오피스 NEO'를 통해 PC-모바일-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풀오피스(Full Office)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컴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다.

'M&A의 귀재'로도 잘 알려져 있는 김 회장은 M&A를 사업 확장의 주요 전략으로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업체 MDS테크놀로지 인수다. MDS테크놀로지는 영업이익이 2014년 108억원에서 2015년 123억원, 지난해에는 137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72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자동차, 항공기 등 다양한 기기에 내장돼 특정 기능을 구현하는 임베디드 시스템은 최근 급부상하는 사물인터넷(IoT)의 기반 기술이다. MDS테크놀로지는 전 산업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임베디드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을 국산화했다. 특히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실적 수혜가 예상된다.

한컴은 벨기에 '아이텍스트' 인수로 해외 매출 확대에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컴은 지난해 해외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 1012억원 중 12.6%를 달성했다. 주력 제품인 오피스SW와 사진편집SW 등 수출액이 2015년에는 15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106억원으로 1000% 가량 수직성장했다.

글로벌 기업용 PDF 솔루션인 아이텍스트는 기업이 서버에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 파일과 웹브라우저 상의 컨텐츠를 PDF 문서로 생성하고, PDF 문서 내의 데이터를 추출해 가공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텍스트 인수로 PDF 분야의 기술력을 늘리면서 해외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었다. 한컴은 지난해 러시아 최대 ICT 유통 기업인 아스비스(ASBIS), 인도 기업용 이메일 1위 기업 레디프(Rediff)와 오피스 SW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인수와 함께 MDS테크놀로지, 한컴시큐어, 한컴지엠디 등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한컴그룹은 총합 매출액 3500억원대의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그룹으로 성장하게 됐다.

◆선진국 비해 열악한 국내 SW 업계…해법은

대내외적으로 뛰어난 인지도를 가진 한컴이 창립 이래 지난해 '1000억원' 매출을 처음으로 뚫었다는 것은 그만큼 SW업계의 매출이 정체에 빠졌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SW기업 중 96.6%는 100억원 미만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내수는 경기침체 및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저가 사업 수주, 낮은 유지보수요율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처럼 국내 SW 산업의 저변이 열악한 데다 한컴은 행망용으로 공급되는 국내 공공기관 시장에서 점유율을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한컴은 신사업·해외매출 확대에 전사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한컴은 해외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초 각사별로 나뉘어져 있던 해외사업 부문을 '글로벌 사업단'으로 통합했다. 이상헌 한컴그룹 부회장이 글로벌 사업단을 이끈다.

특히 MS오피스와 100% 호환이 가능한 한컴오피스로 해외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낼 방침이다. PC·모바일·웹 등 '풀오피스' 라인업 기반 러시아·중국·인도·중동·남미 등 5대 거점을 집중 공략한다.

사업 다변화를 위해 자동통번역 SW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5년 세계 1위 기계번역 솔루션 기업인 시스트란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한컴인터프리를 설립했다. 한컴인터프리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공동 개발한 통번역 서비스앱 '지니톡'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자동통번역 소프트웨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컴은 오피스SW를 넘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IT 전문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이에 ETRI와 120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투자해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AR) 등 신기술을 개발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카이스트(KAIST)와 파트너십을 맺고 경기도 가평 내 185만㎡용지 중 일부에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최신 ICT를 헬스케어에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김태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해외와 더불어 국내 시장에서도 한컴의 매출액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시장 가운데 B2B시장은 ASP인상과 더불어 경기도 교육청에 이어 타 교육청과도 공급계약을 협의 중에 있어 한컴은 2017년에도 꾸준한 매출액 상승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