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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한국지엠·BMW 신차, “이유 있는 고전”

쉐보레 올 뉴 크루즈·BMW 뉴 5 시리즈 판매 기대 이하
트림 다양성 및 물량 확보 상태 변수… “앞으로는 몰라”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4-10 12:10

▲ 쉐보레 올 뉴 크루즈.ⓒ한국지엠
경쟁차량을 잡을 ‘저격수’로 관심을 모았던 신차가 출시 직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지엠의 쉐보레 올 뉴 크루즈와 BMW코리아의 뉴 5 시리즈가 꼽힌다. 각각 경쟁차량 못지않은 성능과 파격적 가격 정책을 앞세웠으나 3월 판매량 부문에서 기존 세그먼트 강자인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다만 올 뉴 크루즈나 뉴 5 시리즈 모두 출시 초반이라는 점과 물량 수급 문제 등을 감안하면 역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각 사의 추후 가격정책도 변수다. 파격적 할인이 자동차업계 대세로 떠오를 만큼 내수시장 상황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뉴 크루즈가 포함된 크루즈 라인업과 신형 모델이 포함된 5 시리즈는 지난달 각각 2147대, 1832대가 팔렸다.

우선 크루즈 판매량은 준중형급에서 세 번째로 많다. 경쟁모델인 아반떼와 기아차 K3는 지난달 각각 7000대, 2602대가 팔렸다.

당초 한국지엠은 지난 1월 올 뉴 크루즈를 출시하면서 “새 모델은 중형차 이상 D세그먼트(올 뉴 크루즈는 C세그먼트)까지 겨냥한 상위급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며 준중형급 1위를 자신했다.

한국지엠이 내세운 올 뉴 크루즈의 강점은 경쟁모델보다 전장을 늘려 차량 회전반경이 크고, 실내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무게는 줄였기 때문에 높은 연비효율을 기대할 수 있으며, 강성도 기존 모델 대비 27%가량 상향돼 안전성이 확보됐다.

하지만 문제는 라인업의 다양성과 가격이었다.

올 뉴 크루즈의 엔진은 1.4ℓ GDi 터보뿐이지만 아반떼는 6세대 라인업만 해도 1.6ℓ GDi 및 디젤 1.6ℓ e-VGT, 2.0ℓ CVVT 등 여러 개다. 가격도 올 뉴 크루즈는 1800만원대~2400만원대인 반면 아반떼는 1400만원대~2400만원대에 불과하다.

실제로 이후 2~3주간 사전계약대수가 2000여대에 그치는 등 당초 기대보다는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2월에는 생산이 중단되는 불운도 겹쳤다.

물론 천신만고 끝에 지난달 초 생산이 재개되고 중순에는 고객 인도가 다시 시작됐다. 무엇보다도 눈여겨볼 것은 생산 재개와 동시에 올 뉴 크루즈의 가격을 최대 200만원까지 인하한 거이다.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신차를 10%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는 것은 업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경쟁모델과의 가격 격차는 여전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도 향후 풀어야 할 숙제다.

▲ BMW 뉴 5 시리즈.ⓒBMW코리아
BMW 5 시리즈도 성능과는 무관하게 경쟁모델에 밀려 빛이 바랜 경우다.

5 시리즈 국내 판매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경쟁모델인 E클래스는 지난달 3256대가 판매됐다. 5 시리즈의 2배 정도다.

분명 뉴 5 시리즈의 경우 자동차 자체의 경쟁력은 E클래스 대비 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월등한 부분도 있다.

뉴 5 시리즈의 경우 반자율주행 기능들이 전 트림에 기본적용됐다. 반면 E클래스는 E400 등 최고급 트림이나 E300 일부 트림에만 적용되고 나머지는 옵션이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뉴 5가 근소한 우위다. E클래스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기본 장착된 E3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가격을 기준으로 7670만원이다. 반면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2.0 엔진을 장착한 뉴 5 시리즈의 530i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은 6990만원으로 700만원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출시시기가 1년이라는 간격이 있는 만큼 라인업의 다양성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지난해 출시된 E클래스는 현재 국내에 총 12종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반면 지난 2월 중순 출시된 뉴 5 시리즈는 스포츠 플러스 패키지나 x드라이브 라인업을 포함해도 총 9종이다. 여기에 전 세계 동시 출시된 만큼 트림별로 한국에 배분된 물량도 제한된 상태다.

실제로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금 5 시리즈를 주문해도 최소 3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수입자동차업계 경쟁은 판매물량 확보로 결정된다’라는 공식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루즈와 5 시리즈는 각각 지난달 만만치 않은 판매고를 올리며 경쟁업체들을 긴장시켰다.

지난달 크루즈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는 76.4% 늘었다. 2월 생산중단으로 6대 판매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달 5 시리즈 판매량도 신형모델이 출시되기 전인 2월에는 569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3배가량 늘었다. BMW코리아는 5 시리즈 판매고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월 6000대 이상을 판매했으며,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와의 판매 격차도 2000여대에서 500여대로 줄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 공백으로 인해 시장 상황도 불안한 만큼 상반기에는 모든 브랜드가 파격 할인정책을 내세워 고객 모셔가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현재는 영원한 강자도 패자도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