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4 | 19
11.8℃
코스피 2,634.70 0.0(0.0%)
코스닥 855.65 0.0(0.0%)
USD$ 1380.0 -3.0
EUR€ 1469.0 -6.9
JPY¥ 892.5 -3.5
CNY¥ 190.4 -0.6
BTC 93,442,000 1,966,000(2.15%)
ETH 4,511,000 65,000(1.46%)
XRP 739.2 1.6(0.22%)
BCH 711,500 18,000(2.6%)
EOS 1,119 29(2.66%)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이소라 기자의 인사이트] 제약업계 주총 오너家 대관식 안되려면

  • 송고 2017.04.04 11:30 | 수정 2017.04.04 18:40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지난달 수퍼주총시즌 맞아 제약사 일제히 오너 2·3세에 임원 명찰

젊은피 수혈, 혁신 경영 기대감 있지만…'로열패밀리 잔치' 비난도

ⓒ

고려시대 5품 이상 관리의 자제는 시험을 보지 않고도 관리가 될 수 있었다. 신분이 높은 귀족들이 그 자손들에게 관직을 대물림 해주는 '음서'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권력의 대물림은 훗날 내분의 씨앗이 되면서 고려를 멸망으로 이끌고 간다.

올해 3월에도 어김없이 상장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제약업계는 오너 2·3세를 전면에 등장시키며 로열패밀리의 면모를 드러냈다. 관록의 경험을 지닌 경영진들을 제치고 3,40대의 젊은 오너들이 잇따라 그룹 지주사 또는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에 등극했다.

업계선 유일하게 사내 직원 출신을 대표이사로 선출하는 제도를 확립한 유한양행을 제외하고, 국내 제약사 상당수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젊은 오너에게 등기임원 명찰을 달아주며 기업의 총 지휘권 넘겼다.

몇몇 전문경영인들은 임기가 1년 넘게 남았지만 젊은 오너의 등장에 맞춰 자신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등기임원이 되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권한을 갖게된다. 때문에 기업 오너들은 경영권을 대물림할 시기가 다가오면 주주총회를 일종의 '대관식'으로 삼고 있다. 법적인 테두리를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회사의 전권을 물려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보고 있는 느낌이다.

지분을 가진 주주가 적법한 절차를 밟아 이사회의 일원으로 선정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지적할 수 없다. 문제는 뚜렷한 경영 성과도 없는 젊은 오너들이 회장의 '아들'과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는것에 대한 책임 의식이 있는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많은 전문경영인이 실적 문제로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회사를 떠났지만 오너家 대표들은 여지없이 재선임 릴레이를 펼쳤다. '책임 경영'이라는 슬로건과는 동떨어진 성과의 과실은 내몫, 실패의 책임은 너의 몫이 되는 모양새다.

능력과 관계없이 오너일가의 무조건적인 세습 경영 방식은 국내 기업들의 해묵은 과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직계 가족들이 경영권을 갖는 것에 대해 효율성 면이나 정당성 면에서 불가피 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문경영인의 경우 '대리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혁신 사업을 기피하지만 장기적 안목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신약연구개발에 있어서는 제약사 오너의 '독단적 경영'이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고려시대 귀족들은 '음서제'가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믿었다. 아버지가 세운 공덕을 아들이 그대로 이어받아 백성에 다시 베풀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오너일가의 경영권 대물림이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성과와 책임을 모두 함께 나누는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주총을 통해 선출된 젊은 오너들이 자신의 이윤추구만이 목적이 아닌 직원과 일반 주주들의 가치도 존중하는 새로운 경영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634.70 0.0(0.0)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4.19 08:47

93,442,000

▲ 1,966,000 (2.15%)

빗썸

04.19 08:47

93,240,000

▲ 1,960,000 (2.15%)

코빗

04.19 08:47

93,453,000

▲ 2,152,000 (2.36%)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