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3 | 28
10.8℃
코스피 2,745.82 9.29(-0.34%)
코스닥 910.05 1.2(-0.13%)
USD$ 1350.0 -1.0
EUR€ 1456.5 -6.3
JPY¥ 891.4 -1.3
CNY¥ 185.9 -0.3
BTC 100,565,000 1,233,000(1.24%)
ETH 5,100,000 47,000(0.93%)
XRP 887 6(0.68%)
BCH 805,100 114,900(16.65%)
EOS 1,519 21(1.4%)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김남희의 증권살롱] 영원할 것 같던 재계 증권사…그들이 소멸한 까닭

  • 송고 2017.04.03 10:01 | 수정 2017.04.03 11:13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모그룹 떠받치던 재계 증권사, 자본력과 '지주 시너지'에 밀려 매물 전락

전문가 "동기부여(인센티브 제공)'에 약한 구조적 문제가 금융업 쇠락시켜"

인재에 투자하는 메리츠는 성공사례…전문성 없는 증권사 소멸은 시간문제

대기업들의 ‘탈(脫)증권’ 행렬의 원인은 무엇일까. 모그룹을 떠받치고 있던 증권사가 매물에 된 게 주된 이유지만, 자본력과 '지주 시너지'에 밀려 우량 금융그룹에 흡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증권 산업은 재계 증권사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나머지 증권사는 조연에 불과할 정도로 5대 증권사 중 대신증권을 제외한 4곳(현대·대우·LG·삼성증권)이 대기업 계열사였다.

대우증권은 대우그룹 해체로 2000년 KDB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지난해 미래에셋금융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아들이면서 미래에셋대우가 됐다. 현대증권은 KB금융지주 산하의 KB증권으로 재탄생했고, LG투자증권은 LG그룹이 ‘카드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우리증권에 매각됐다.

CJ투자증권은 CJ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2008년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에 팔렸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지 약 8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는 신세가 됐다. 증권사 ‘빅5’(자기자본 기준) 가운데 대기업 계열사는 삼성증권 한 곳만 남게 됐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 중인 SK증권도 매각을 준비 중이다.

재계 증권사의 잇따른 매각에 “한국인에게는 금융 DNA가 없어서 금융산업이 성장 할 수 없다”는 시장의 한탄이 쏟아진다. 제조업에서는 꽤 많은 성과를 보여 세계 제1의 상품, '메이드 인 코리아'를 확산시키고 있지만, 금융업에선 이렇다할 주특기와 개성있는 필모그라피가 부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이란 쉽게 말해 남의 돈을 빌려 자산운용과 예대마진 등으로 차익을 남기는 사업이다. 시대가 변할 수록 돈이 비롯되는 '돈맥'은 다양해 지고, 금융 기법도 복잡해져 주특기와 전문가가 많으면 많을 수록 큰 수익을 얻어 성공하기 쉽다.

ⓒ금융이란 쉽게 말해 남의 돈을 빌려 자산운용과 예대마진 등으로 차익을 남기는 사업이다. 시대가 변할 수록 돈이 비롯되는 '돈맥'은 다양해 지고, 금융 기법도 복잡해져 주특기와 전문가가 많으면 많을 수록 큰 수익을 얻어 성공하기 쉽다.

금융 공직자를 역임한 한 금융투자업계 A씨는 "'동기부여(인센티브 제공)'에 약한 재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금융업을 쇠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계열사 직원과 최고경영자에 인색한 인센티브 구조가 '회사 일을 임직원 자신의 일처럼 느끼게 하지 못한' 패착이었다는 질타다. 그는 동기부여가 안 되는 금융사의 악순환 구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그룹 입장(정확히 말해 대주주, 오너)에서는 제조업 계열사나, 금융업 계열사나 똑같은 '자식'인지라 금융계열사에게만 '당근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여긴다→양 손에 떡을 쥔 쪽은 강공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운 법. 제조와 금융 임직원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한다→게다가 금융 DNA를 전문가 조직으로 발현시킬 계획은커녕 그룹 지원 사격을 위한 용도로만 활용한다→금융사의 최고경영자는 오랜 집권을 꾀하기 위해 이사회를 장악해 자신의 임기와 보수를 보장받으려 한다→정치력 중심으로 굴러가는 금융사는 금융업 변화와 세계 판도, 소비자 니즈를 들여다볼 틈이 없다→계열사 의존과 편법 영업으로 실적은 근근히 유지해 나간다→때되면 교체되는 최고경영자에 맞춰 내부 정책과 사업 방향은 3년마다 바뀐다. 장기 투자와 큰 그림 설계가 어렵다→저성장·저금리 시대 경쟁력을 소진한 대기업이 '실탄 마련'을 위해 계열증권사를 팔아치운다"

이같은 악순환을 걷고 있는 대표적인 증권사는 H, S, D 등 재계 시각의 프레임에 발목이 잡혀있는 곳이다.

제조와 금융은 속성이 너무나 다른 업(業)이라고 한다. 양 쪽다 신상품과 새 투자처를 통해 영위하는 업종이지만, 금융만큼 시대 변화에 민감하고 복합한 산업은 드물다.

금융이란 쉽게 말해 남의 돈을 빌려 자산운용과 예대마진 등으로 차익을 남기는 사업이다. 시대가 변할 수록 돈이 비롯되는 '돈맥'은 다양해지고, 금융 기법도 복잡해져 주특기와 전문가가 많으면 많을수록 큰 수익을 얻어 성공하기 쉽다.

또한 규제 산업인 금융은 정부가 시장을 규제할수록 그 규제를 피한 투자기법과 금융상품이 개발돼고, 규제가 완화될 수록 변화무쌍하고 다이나믹한 기법이 등장한다.

제조업도 돈을 빌리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적고 본질은 소비성 상품을 만들어 판매해 이윤을 남기는 행위로 소비자의 절대 필요가 동력이 되는 경우라 전문화 되는 과정은 더디다.

증권업계가 메리츠종금증권을 시기하면서도 부러워하는 이유는 성과내는 만큼 따라오는 높은 성과체계 때문이다. 역대 증권사 중 3번째로 많은 법인세를 내기도 한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최대 당기순이익을 내는 배경은 간단하다. 직원들이 회사를 '내 사업'처럼 여기게 만드는 인센티브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현업의 전문가로 이뤄진 직원과 내용을 알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의사결정권자 지배구조 덕분이다.

알려진 바로 메리츠는 S급 인력에 대해서는 직급과 돈을 아끼지 않고 업계 최고 대우를 한다. 전례 없는 파격 대우를 기반해 성과급 포함 연봉 5억원을 받는 계약직도 나올 정도다.

직원 입장에선 어차피 일하는 시간이 같다면, 메리츠로 옮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의 PS (초과이익분배금) 상한선이 연봉의 절반을 넘지 못하게 하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내 사업'이라 생각한다면 자연히 조직은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성과를 인정받을 때 직원들은 신명 나게 일하고 창의력을 발휘한다. 높은 생산성은 자연히 따라온다.

이같은 선순화 구조를 실천할 수 없는 재계 증권사의 쇠락은 변화무쌍한 시대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전문성이 진화되지 않는 증권사의 소멸은 시간 문제다. 금융지주 산하의 은행계 증권사도 예외일 수 없다.

미국의 댄 핑크 동기부여 코치는 "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삶의 방향을 직접 결정하는 주도성과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하게 하는 전문성, 큰 무엇인가를 원하는 목적성을 일깨워주는 선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745.82 9.29(-0.34)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3.28 18:14

100,565,000

▲ 1,233,000 (1.24%)

빗썸

03.28 18:14

100,477,000

▲ 1,277,000 (1.29%)

코빗

03.28 18:14

100,534,000

▲ 1,241,000 (1.25%)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