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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물가안정목표제 준거로 수행해야"

  • 송고 2017.03.29 15:56 | 수정 2017.03.29 15:56
  • 유승열 기자 (ysy@ebn.co.kr)

"잠재성장률·중립금리 불확실성 커"

"우리나라 통화정책, 미국과 다르개 갈 수도 있어"

29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강연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29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강연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사진)은 29일 "통화정책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준거로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 강연에서 조 위원은 "통화정책에서 유익한 지침을 제공하는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는 직접 관찰할 수 없는 변수들"이라며 "오랜 세월 동안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왔던 선진국들과 달리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경우는 과거 자료에 의존해 추정한 결과를 현재·미래에 적용하는 데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금리를 말한다.

조 위원은 "물가는 직접 관찰할 수 있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투명하다"며 "장기적으로 통화정책에 의해 결정되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안정목표제는 통화당국이 통제할 수 있고, 통제해야만 하는 정책목표를 투명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용한 준거를 제공하는 제도"라며 "특히 잠재성장률, 중립금리 등 핵심적인 거시경제 좌표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서 통화정책의 기본 프레임워크(틀)를 제공하는 물가안정목표제의 유용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미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기초로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우리는 우리의 거시경제 상황을 기초로 우리의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거시경제 여건이 미국과 다르게 전개된다면 우리의 통화정책은 미국과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따라 올리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세계경제와 우리 거시경제의 연계가 강화되고 있어 미국과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동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경제가 출산율 저하 등으로 역동성을 되찾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내놨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지난 30년간의 성장률 하락추세에서 벗어나 과거 역동성을 되찾는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지만, 현실적 제약요건들을 고려할 때 낙관적 시나리오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20년간 노동인구로 진입할 유·청년층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미래의 노동력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며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자본장비율 통계뿐 아니라 수많은 장치산업의 과잉설비 등으로 빠른 자본축적을 통한 성장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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