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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실질가치, 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출 회복에 찬물 끼얹나

2월 실질실효환율 2.6% 상승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유승열 기자 (ysy@ebn.co.kr)

등록 : 2017-03-18 12:04

▲ 지난달 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1만원권을 확인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우리나라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이 매달 집계하는 61개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를 보면 올해 2월 한국 원화는 114.02로 전월(111.11)대비 2.6% 올랐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각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월(118.75)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작년 11월 110.44에서 12월 110.63으로 오른 이후 석 달 연속 상승했고 올해 들어 2개월 동안 3.1% 올랐다.

특히 지난달 상승률은 자원수출국인 멕시코(5.1%), 남아프카공화국(3.1%), 베네수엘라(2.9%) 통화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원화의 실질가치가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의 종가는 1130.7원으로 1월 말보다 2.7% 떨어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달러화 강세를 경계하는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3월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에 올랐지만 금리 인상이 단행된 16일 이후에는 다시 하락했다.

지난 17일에는 1130.9원에 거래를 마쳤다.

문제는 원화 강세가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유로존과 일본의 통화 완화, 중국 및 동남아 신흥국의 경기 우려 지속 등으로 원화의 상대적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을 둘러싼 환율 여건이 악화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율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강세는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에 영향을 분명히 주겠지만, 한국경제의 구조 변화로 수출에 대한 환율의 영향력은 옛날보다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업의 해외생산과 수입 중간재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고 품질 등 비가격 경쟁력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