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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수전 ‘점입가경’…박삼구 회장 노림수는

채권단 및 더블스타 SPA 체결에 ‘법적조치’ 초강수
“시간벌기인가 판깨기인가”…집착하는 박 회장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3-14 15:56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간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점입가경이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14일 더블스타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인수전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 회장 측은 채권단 측이 인수자금을 모으기 위한 지속적인 컨소시엄 구성 요청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 금호타이어 인수를 둘러싼 ‘제2라운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기울어진 대세, 박삼구 회장의 노림수는

박 회장 측이 법적조치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인수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시간을 벌거나, 법정공방에 따른 매각 취소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그동안 우선매수권 조건으로 1조원 정도의 금호타이어 인수대금을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조달한 것만 인정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에 박 회장도 올 초부터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모으고 있다며 금호타이어 인수대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자신해 왔다.

하지만 SPA 체결 이후 박 회장 측은 돌연 입장을 바꿔 우선매수권 행사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안건을 부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FI를 통한 박 회장의 인수자금 조달계획이 어그러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 측이 오는 4월 13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상세 자금조달계획을 밝히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의 몫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 측이 법적조치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채권단이 우리 기업의 경영능력과 기술유출 우려 등을 간과한 채 조속한 매각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채권단이 여론이나 내부이견에 떠밀려 다음달 13일까지 박 회장 측의 관련안건을 부의하자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라도 하면 더블스타 역시 맞소송을 제기해 올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이 경우 금호타이어 매각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채권단은 한쪽이라도 채권단 결정에 불응해 소송을 걸어올 경우 금호타이어 매각을 취소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모든 사안은 비밀서약유지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박 회장 측에게 유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이미 채권단은 앞서 진행된 금호산업 매각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줬다는 것 자체만으로 ‘재벌 특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매각 과정에서 원칙을 고수하지 않을 경우 감내해야 할 후폭풍이 상당하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달라는 박 회장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자금조달계획이 제출된 것을 전제로 다음달 13일 이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관건은 어떻게든 박 회장 측이 한달 안에 개인 자격만으로 자금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재벌특혜’ vs ‘중국공세 대항’ 논란

박 회장 측이 배수진을 치면서까지 금호타이어에 집착하는 것은 재계에 널리 알려진대로 그룹 재건 완성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본인 및 특수관계인을 지분 70% 이상 보유한 금호홀딩스(지주회사격)를 중심으로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는 구조다.

만약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되면 금호홀딩스-금호산업-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 순으로 수직계열화에 가까운 그룹 구조가 완성된다. 이 경우 2000년대 말 재계서열 7위까지 올라서는 수준은 아니겠지만 재계 판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불화를 빚었다. 이어 그룹까지 해체되는 불운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박 회장은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나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해 금호산업 등을 재인수하면서 그룹 재건의 꿈을 키워온 상태다. 더욱이 이번에 집착을 보이는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첫 직장이기도 하다.

다만 박 회장이 2000년대 계열사 동반부실과 그룹 해체의 원죄가 있는 만큼 소액투자자들은 그의 금호타이어 인수시도를 그다지 탐탁지 않게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소액투자자는 “과거 금호산업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이 시장경제 원칙을 버리고 실패한 경영인에게 헐값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우선매수권을 준 것 자체가 이미 재벌 특혜 아니냐”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의 경우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건과 관련해 계열사를 부당 동원했다는 혐의로 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보복조치로 경제적 공세를 취해오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인들에게 외국자본에 맞서야 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2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의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경우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올라서려는 유망한 업체들의 목표를 무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고용문제도 장담할 수 없는 것으며 무엇보다 2000년대 중국자본의 ‘쌍용자동차 먹튀’ 사례를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