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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올해 본격 시험대

지난해 깜짝 CEO 취임…4분기 실적 다소 불안
올해가 경영능력 검증 원년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3-14 06:00

▲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사가 불규칙하다는 것은 재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인사철도 아닌데 뚜렷한 이유 없이 발령이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 번 경질됐던 임원이 다시 복직되는가 하면 납득할 만한 실적을 낸 임원이 갑자기 퇴출되기도 한다. 이른바 ‘럭비공’ 인사다.

그래서 그런지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나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등을 제외하면 임기조차 못채우고 물러난 사례가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왕 회장’으로 통하던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시간이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갑자기 인사발령을 내던 관행이 정몽구 회장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해 5월 사장 인사 때만해도 정명철 전임 사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정 전 사장 재임 당시 위조부품 논란 같은 사건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정 회장의 신임이 상당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정 전 사장이 2014년 초 취임한 후 현대모비스의 같은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조원, 2000억원 늘었다. 2015년 영업이익이 약간 줄기는 했지만 전년과 큰 차이가 없던 데다 매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당연히 업계에서는 정 회장과의 불화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었다. 물론 진실은 정 회장만이 알고 있겠지만 어쨌든 정 전 사장은 3년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정 전 사장 후임으로 등판한 임영득 사장은 공교롭게도 임 사장은 정 전 사장과 아닌 듯 하면서도 닮은 점이 많다.

해외법인 요직을 맡은 해외통인 데다 현대파워텍이나 현대위아 같은 부품 계열사 사장을 거친 이력도 그렇고 생산기술과 연구·개발(R&D)를 중시하는 성향까지 비슷하다.

일단 임 사장은 취임 후 사실상 첫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현대모비스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2901억원, 6799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1.6% 급감했다.

물론 현대모비스 재무구조상 매출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 부진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례를 비춰보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글로벌 경기가 워낙 불확실한 데다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영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다.

임 사장은 올해 들어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등 미래자동차 부품개발을 위해 올해 R&D 투자규모를 전년보다 1500억원 이상 늘어난 75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율주행 부문 등은 정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근 주도적으로 밀고 있는 분야이다. 더욱이 현대모비스는 그룹 순환출자 고리에서 정점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추후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이 되는 회사로 정 회장 부자도 이 회사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을 정도다.

결국 임 사장에게는 올 한해가 매우 중요한 1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비스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그리 양호하지는 않은 만큼 임 사장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같은 점은 올 초 임 사장이 내놓은 신년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임 사장은 신년사에서 "2017년은 앞으로 또다른 40년 지속성장을 위한 엔진을 가열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와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대내외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해"라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 회사는 지난 40년간 빠른 성장과 양적 발전을 이뤄왔지만 너무 빠르게 성장하다보니 타성에 젖어 정교함과 디테일을 잃어버렸을 수 있다"며 "조직이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조직 의사소통의 저하로 비효율이 발생하는 부분이 없는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짚은 부분은 임 사장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임 사장은 임직원에게 ▲수익성 강화 노력 ▲제품경쟁력 획기적 제고 ▲새로운 조직문화 정립을 당부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