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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드 보복하면서 중국차 잇단 한국 진출?…'따가운 눈총'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등록 : 2017-03-09 09:24

▲ 산업부 이혜미 기자
우리나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중국의 보복이 노골화되고 있다. 당장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는 현지 불매운동 등 직접적인 보복이 시작됐고 중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유통·여행업계의 직격탄이 불가피하게 됐다.

자동차업계 역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면서 다들 초조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최근 베이징현대차가 반한감정을 가진 시민에 의해 파손된 사진이 SNS에 올라오는 등 한국산 차량도 표적이 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국내 업계 분위기가 불편해졌다.

이달 17일 제주에서 개막하는 전기차엑스포에도 사드 보복의 여파가 미쳤다. 엑스포를 준비중인 조직위에서는 당초 행사에 참여하기로 한 중국업체들이 대거 전시계획을 취소하면서 행사 규모며 비즈니스업체들의 참여도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강국 중국이 발을 빼면서 주최측도 당황스런 모습이다.

그에 반해 중국업체들의 한국 러쉬는 점차 거세지고 있어 대조적이다. 올 들어 중국자동차업체의 한국 진출은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북기은상기차(BAIC)는 지난해 미니밴과 픽업트럭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데 이어 승용차로는 첫 모델인 '켄보600'을 1월 출시했다. 초반 우려와 달리 켄보 600은 높은 가성비을 앞세워 중국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며 사흘 만에 120대의 초도물량이 완판되는 등 나름의 인기몰이중이다.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BYD(비야디)도 지난해 한국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최근 썬코어를 통해 국내 상륙 1호차인 eBUS-12를 출시했다. BYD는 향후 중소형 버스와 더불어 승용차도 국내 시장에 내놓을 계획으로 점차 커지고 있는 국내 전기차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 외에도 중국 4대 자동차회사인 둥펑자동차 등 중국업체들이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이미 국내 시장의 물꼬를 튼 중국업체들과 함께 다양한 중국산 모델이 들어와 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업체들의 진출에 대해 크게 영향이 없다던 국내 업체들도 중국차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우리업체들의 중국내 입지는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안마당을 비집고 들어오는 중국업체들에 고운 시선이 가긴 힘든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우리기업은 피해보지 않을까 긴장하는 상황에서 중국업체들이 속속 들어오는 것을 곱게 볼 수만은 없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에서 기업이 외교적 문제에 타깃이 되는 상황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대차의 중국 판매에 미칠 악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미 3월 판매실적에 영향이 예상되고 있으며 반한감정이 불매운동으로 번질 최악의 경우에는 올해 수출실적에 타격이 전망된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기차에 대한 중국의 보복 강도가 과거 일본에 대한 경제 보복보다는 덜 할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로 중국 내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역시 올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조립생산을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을 계획하고 LOI 체결 등 관련 준비를 진행중이지만 양국간의 갈등이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일 보도되는 중국의 사드 보복 뉴스에 가성비에 감탄하며 중국차에 관심을 가졌던 소비자들도 점차 마음을 돌리고 있다. 이미 온라인 상에는 중국의 반한감정에 역으로 우리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하자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켄보600도 그 대상이다.

중한자동차의 이강수 대표는 켄보600 출시 당시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시장에서 한국차들이 많이 팔리는데 중국차가 국내에 많이 팔리면 오히려 반한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로 배척하기 보단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양국의 갈등에 국내 자동차업계와 한국에 진출한 중국업체 모두 마음을 졸이며 '사드발 꽃샘추위'를 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