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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정리매매 첫날 60%대 폭락…폭탄돌리기 '주의보'

  • 송고 2017.02.23 18:12 | 수정 2017.02.24 08:39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60.26% 급락 마감…거래량 1억주 육박하며 폭탄돌리기 움직임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한 상폐로 정리매매 실익 기대 어려워

한진해운이 정리매매 첫날 60% 넘게 폭락했지만 거래량이 급증하며 투기 조짐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한진해운

한진해운이 정리매매 첫날 60% 넘게 폭락했지만 거래량이 급증하며 투기 조짐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한진해운

파산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한진해운이 정리매매 첫날 60% 넘게 폭락했다. 그러나 이날 거래량이 1억주 가량에 이르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폭탄돌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한진해운은 전 거래일 대비 60.26%(470원) 급락해 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량은 무려 9848만5541주에 달했다. 한진해운 상장 주식수(2억4526만9000주)의 40.15%에 달하는 물량이 한 꺼번에 나온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이 1억주에 달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이 물량을 서로 사고 팔며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에 대해 시장경보나 투자자 주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폭탄돌리기는 다음 날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장 마감 후에도 한진해운 매수를 위한 매수 잔량(240만6500주)이 매도 잔량(91만5220주)보다 149만1280주 남았다. 즉 팔려는 사람보다 살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정리매매로 이익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3년간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57개 종목이 상폐를 앞두고 정리매매를 했으나 단 두 종목만 정리매매 직전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작년 상폐된 11개 종목의 정리매매 7일간의 수익률 평균은 -86.83%였다.

특히 한진해운은 상장폐지로 증시에서 퇴출되는 것뿐만 아니라 파산으로 회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리매매 기간 투자에 대해 더욱 신중함이 요구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돈이 되는 알짜 자산을 이미 매각했을 뿐만 아니라 남은 자산이 있더라도 채무자에게 우선 변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주식을 갖고 있더라도 주주들에게 돌아올 배당금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전날 거래소는 "한진해운은 지난 17일부터 파산관재인이 선임되고 채권을 신고받는 등 파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 채무를 완전 변제하지 않으면 주주들은 회사 재산을 분배받지 못하므로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진해운은 이날부터 다음 달 6일까지 7일간의 정리매매 후 다음 날인 3월 7일 상장폐지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단순 상장폐지가 아닌 한진해운 같이 파산으로 인한 상장폐지의 경우 정리매매 기간을 주는 것이 합당한 것이냐는 지적도 있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기존 주주들에게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기간을 주는 제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폐가 되더라도 영업 활동이 계속되는 회사면 정리매매 기간에 재상장에 대한 기대나 비상장사 주식 거래 시장에서의 수익을 노리고 거래에 참여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파산으로 회사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 잔존 가치가 0에 가깝기 때문에 정리매매 기간 마지막으로 주식을 떠안은 사람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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