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담 부탁드려요” 국내 맞춤형 랜섬웨어 피해 확산 주의

송고 2017.02.23 16:03 | 수정 2017.02.23 16:03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한글로 비트코인 구매 상담 지원

특정 단체 공지 메일로 공격 치밀해져

해커가 피해자에게 설명하는 이메일 화면 중 일부.ⓒ이스트시큐리티

이스트시큐리티는 국내 특정단체의 공지로 위장된 이메일을 통해 비너스락커 변종 랜섬웨어가 유포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공격자는 자신의 이메일로 랜섬웨어 피해자에게 한국어로 복구 절차, 비트코인 구매 방법 등을 친절히 설명해 주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국어 안내는 한영 번역기를 활용한 것처럼 어눌해 보이지만 이는 공격자가 자신을 위장하기 위해 만들어낸 수법일 가능성이 있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자는 한국의 특정 연구소나 주요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연말정산 안내, 내부지침 사항 공지 등을 사칭한다. 이를 악용해 메일을 보내거나 법무법인에는 법률상담 문의 메일을 보내는 등 국내 기업과 기관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공격을 가하고 있다.

또한 메일에 첨부한 랜섬웨어 악성 파일을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압축 프로그램을 사용해 압축했다. 한글로 된 정교한 파일명을 사용하는 등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특정 단체에서 공식 발송한 것으로 사칭한 비너스락커 이메일.ⓒ이스트시큐리티

공격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국가에 기반을 둔 명령제어(C&C) 서버를 이용하고 있다. 초기에는 러시아 소재의 서버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 서버의 소재지를 변경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공격에 활용한 문서파일 역시 한국어, 중국어, 폴란드어 등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사용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준섭 이스트시큐리티 부사장은 ”최근 며칠 간격으로 꾸준히 제작되어 유포되고 있는 한국 맞춤형 비너스락커 랜섬웨어는 실제 감염 피해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 기관 종사자는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실행하기 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알약에서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악성 파일을 ‘Trojan.Ransom.VenusLocker’ 등의 이름으로 탐지 및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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