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놓고 다투는 두 협회장에 전문가들의 훈수는…

송고 2017.02.20 18:38 | 수정 2017.02.20 18:41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황영기 "금융투자업에 불평등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하영구 "금융겸업화 도입으로 종합 운동장에서 경쟁력 쌓아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사진 오른쪽>이 "은행과 증권은 운동장이 다르다"면서 최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기울어진 운동장'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EBN

신탁업 개정을 앞두고 겸업주의 도입 주장으로 금융투자업계와 격렬히 대립하고 있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에 대해 20일 한 금융당국자가 일침을 가했다.

우선 그는 하 회장이 강조하는 겸업주의에 대해 "겸업주의가 잘못 확산되면 각 금융업종이 갖고 있는 긍정적 측면이 획일화되거나 유익한 동기(인센티브:incentive) 체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겸업주의란 일종의 '유니버셜 뱅킹'으로 금융사가 업무상의 규제를 받지 않고 은행·신탁·증권 등 모든 금융업무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뜻한다. 독일·프랑스·영국·스위스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채택되고 있거나 유사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한적이다.

금융당국자ⓒ픽사베이

이어 그는 "현재 각 금융업권별로 사실상 부분적 겸업 허용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그는 "ISA 제도 실시를 계기로 업권 간의 장벽이 낮아지고 있으며 이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ISA는 정부에서 추진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로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이나 적금은 물론 주식·펀드·ELS등 파생상품 투자가 가능한 통합통장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신탁업 개정을 놓고 황영기 회장과 하영구 회장 간의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같은 갈등이 과연 금융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국민 금융 재산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얻은 기업 이익은 잘못된 이윤이라는 의미로 읽혀진다.

금융지주회장ⓒ픽사베이

금융사를 직접 경영하고 있는 한 금융지주 회장은 전업주의와 겸업주의에 대해 "전업주의와 겸업주의는 그것을 실행하는 운용 주체의 역량과 경쟁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 진다"라면서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전업주의를 골자로 한 부분적 겸업허용이 맞다고 생각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정책결정권이 있는 금융당국은 신탁업 운용주체의 역량과 경쟁자산 및 경영환경을 정확히 판단해 겸업이 가능한 지를 판단해 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경쟁자산과 사업 환경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종합운동장'에 뛰어드는 것은 지는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아울러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금융플레이어가 현실적으로 나올 수 있는지를 냉정히 따져보자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20일 하영구 회장은 '검투사'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에게 작심하고 칼을 빼들어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증권업만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는 황 회장의 도발에 하 회장은 "운동장이 다르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날 하영구 회장은 "은행과 증권은 운동장이 다르다"면서 황 회장의 발언을 반박한 뒤 은행권에 불특정 금전신탁을 재허용하는 등 전업주의 대신 겸업주의를 도입해 아예 업권간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종합운동장론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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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놓고 다투는 두 협회장에 전문가들의 훈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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