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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수 공백] '자매경영' 포함, 집단지도체제 구축 나설까?

법원, 구속영장 발부…위기탈출 방법에 쏠린 '눈'
삼성, 법리적 방어 실패…경영전략 수정 불가피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7-02-17 06:00

▲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에서 나와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포토

삼성그룹 초유의 총수 부재사태가 발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법리적 싸움이 구속영장 발부로 귀결, 추후 그룹 경영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순실 게이트'로 경영전반에 내상을 입은 삼성이 특별검사팀이 적용한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 방어에 실패한 셈이다. 이에 따라 계열사 CEO를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 오너 일가의 경영 일선 등장 등 삼성의 추후 변화와 위기탈출 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법원이 17일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영장실질심사 이후 서울구치소에 대기하다가 곧바로 이곳에 수감됐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 겸 대한승마협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모두 5개 혐의를 적용했다.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 혐의는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사항들이다. 특검은 지난달 영장 기각 이후 약 3주에 걸친 보강 수사를 통해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명마 블라디미르를 포함, 말 두 필을 '우회 지원'한 의혹을 조사해 이들 2개 혐의를 추가 적용한 바 있다.

이번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결정으로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과 최 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점이 공식 인정된 셈이다. 지난달 19일 1차 구속영장 기각 때와 비교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및 대가성과 부정청탁을 입증할 수 있을만한 근거가 확보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 그대로 수감, 삼성의 경영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삼성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3년째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의 유고 사태가 심각한 경영 공백을 불러올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다른 오너 일가가 보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룹의 핵심 전략을 짜는 미전실과 삼성전자의 최고위층까지 줄줄이 사법처리 선상에 오른 상황에서 컨트롤타워의 붕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없는 삼성에서 다른 오너 일가가 아니고선 확고한 중심을 잡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0년 12월 취임 후 올해로 7년째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한옥호텔 건립 허가와 지난달 시내 신규 면세사업 흑자 달성 등 CEO로서 경영 능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역할 변화도 관심을 끈다. 홍 관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0.77%로 아들인 이 부회장(0.6%)보다 많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미 미래전략실 해체를 선언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는 각각의 전문경영인이 이끌어가고 그룹 전반과 관련한 현안은 계열사 사장단이 집단협의체 방식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

삼성은 2008년에도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이 당시 조준웅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도 해체됐다.

삼성은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전문경영인 집단협의체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어 갔으나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태양광, LED 등 몇몇 사업이 경쟁업체들에 따라 잡히는 결과를 감내해야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은 초비상 상황에 놓였다"며 "향후 경영 운영에 대한 대비책과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하고 있는 바와 같이 특검의 칼날이 재계 전반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