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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AI에 구제역까지, '최악의 식탁' 두고만 볼것인가

가금류 3314만 마리, 소 1203마리 이상 살처분…사상 최악의 2종 창궐
정부의 안일한 대응 지양해야…밀식 사육 환경 변화 등 제도적 개선 마련 필요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등록 : 2017-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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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소비자를 불안에 떨게하는 반갑지 않은 뉴스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식탁을 위협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다. AI와 구제역이 동시에 '심각 단계'로 격상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발생한 AI가 종식되기도 전에 구제역까지 가축 질병과 관련한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육류소비에 초비상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AI의 경우 첫 발생 이후 지금까지 가금류에 대해 총 3314만마리를 살처분했다. 구제역 확산으로 살처분된 소가 무려 1203마리를 넘어섰다. '사상 최악'이라는 표현이 가능한 이유다.

특히 AI와 관련 최근까지 계란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닭고기 가격도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계란 수요가 많은 설 명절을 앞두고 역대 처음으로 계란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했던 이례적인 상황도 초래됐다.

다행히 미국, 호주 등지에서 수입해 온 계란 물량과 국내 비축 물량이 풀리면서 계란 대란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AI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만큼 방심하기는 이르다.

AI 사태에 이어 구제역도 확신일로를 걷고있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처음 발생했던 충북 보은 지역에서는 전날 하루 새 구제역 확진농장이 3곳이나 추가됐다. 앞서 2010년과 2015년 구제역으로 피해가 컸던 인천시 강화군은 대대적인 방역에 나서는 등 구제역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백신 접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방역 당국의 표본 오차와 일명 '물 백신' 논란만 양산한 채 하루가 멀다하고 구제역 추가 농장이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의 매뉴얼대로 백신 접종과 소독을 했는데도 구제역을 100% 막지 못했고,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게 축산농가들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한우농가와 소비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한우농가 입장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가뜩이나 한우 소비가 위축돼 있는데 구제역까지 터지면서 한우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의 외면은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반면 AI와 구제역 사태로 육류 소비시장의 닭과 소고기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돼지고기까지 사태가 확대될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미 닭고기 가격이 인상된만큼 소와 돼지고기 역시 도미노 인상이 점쳐져 지난해부터 오른 식품 전반의 물가에 더해 소비자들의 소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사태를 이렇게까지 키운 것은 정부의 안일하고 '보여주기식'에 그친 대응이 가져온 결과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사태 조사에 착수하고 수습에 나섰을 때는 이미 늦다. AI와 구제역이 우리에게 생소한 가축 질병도 아니고 수년전부터 이맘때쯤이면 늘 발생하던 이슈가 아니던가.

또 살처분 보상 때문에 숫자 산출에 매달릴 시간에 바이러스의 전방위적인 차단에 나서야하는 게 정부에게 주어진 의무다.

아울러 밀식 사육 환경에서 구제역 등 전염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소나 돼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항체 형성률(검사 대상 소나 돼지 가운데 혈액 속에 항체가 있는 개체 수의 비중을 백분율로 환산한 수치)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해 근본적으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힘을 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