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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 만난 '현대차 GBC'...현대차 vs 봉은사, '일조권 침해' 충돌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양측 충돌로 '파행'
봉은사 "일조권 침해로 문화재 훼손·현대차 지나친 특혜" 주장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7-02-14 15:01

"재벌기업 빌딩의 일조권 침해로 문화재가 훼손되고 스님들은 우물안 개구리나 동굴안의 원숭이처럼 살아야 합니까?"

▲ 아수라장된 GBC 주민설명회 ⓒEBN

현대자동차그룹의 숙원사업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첫삽도 뜨기전에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GBC가 들어선 삼성동 인근 봉은사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이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빌딩 건축에 반발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시행사인 GBC은 117층으로 123층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넘지 못하지만 높이로만 따진다면 국내 최고의 빌딩이다. 하지만 봉은사와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 GBC 프로젝트의 순항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1동주민센터에서 열린 GBC 신축사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설명회는 GBC 건설을 반대하는 봉은사와 주민과 찬성파 주민들이 충돌, 1시간여 만에 행사가 중단됐다.

GBC 건립을 반대하는 봉은사의 입장은 명확하다. GBC와 인접한 봉은사는 GBC가 완공되면 일조권 침해로 목조 건물과 다수 문화재가 훼손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봉은사는 1200년이 넘은 전통사찰로, 봉은사 내에는 보물 2점 등 다수의 문화재가 보존돼 있다. 봉은사와 500m 떨어진 부지에 105층 GBC가 들어서면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일조권에 큰 방해를 받아 문화재 훼손이 우려된다는 것이 봉은사의 입장이다.

전해준 조계종 사무관은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나 먼 미래에서는 이런저런 보완책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결론냈다"며 "일조권·빛반사 시뮬레이션이 우리가 준비했던 것과 정반대다.

결과가 다르면 수정·보완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지만 3월3일까지 공람 끝나고 의견서 제출하면 끝이다. 올해 안에 착공하기 위한 대기업만을 위한 졸속 설명회"라고 강조했다.

▲ GBC 건설을 반대하는 봉은사 스님과 찬성하는 주민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EBN

현대차그룹의 지나친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123층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부지 매입부터 사용승인을 받기까지 30여년이 걸린 것에 비교하면 부지매입 후 3년 만에 착공까지 진행되는 GBC는 지나친 특혜라는 입장이다.

조계종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측에 200억원을 제공한 대가로 GBC 개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간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초고층 빌딩 건축 과정에 비교하면 지나치게 속도가 빠르다는 주장이다.

앞서 조계종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 대책위원회는 박영수 특검팀에 박 대통령과 정몽구 회장을 특가법 위반과 뇌물공여죄 등으로 두 차례 고발한 상태다.

이날 설명회는 봉은사와 신도들, 개발을 찬성하는 주민들간의 고성과 설전이 오가며 결국 1시간여 만에 파장했다. 이날 설명회가 무산되면 강남구청은 환경영향평가서 공람이 끝나는 3월3일 이전에 한 번 더 주민설명회를 개최해야 한다.

▲ 주최측이 설명회를 강행하자 반대주민들이 막아 서고 있다. ⓒEBN

이날 발표를 위해 나온 이중열 현대차 신사옥추진사업단 대외협력실장은 "부지는 한전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매입해 서울시의 복합지구로 개발한다는 상위법에 따라 법적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이번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환경영향평가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또 전문 심의위원의 평가도 거쳐서 보안한다. 봉은사는 또 앞으로 공청회에서 전문기관을 불러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높은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100여석에 불과한 설명회 장소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설명회가 열린 강당은 시작 전부터 봉은사 신자들과 인근 주민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강남구 주민이 100명 밖에 되지 않냐"며 참석자들의 원성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