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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의 인사이트] 제약업계 ‘철새’의 남모를 속앓이

  • 송고 2017.02.09 00:00 | 수정 2017.02.09 05:53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국내 제약사 세습경영 고착화…보수적·폐쇄적 문화 ‘숨막혀’

오너 비위 맞추랴, 실적 챙기랴…그나마 나은 곳으로 ‘이동’

ⓒ

#. 새는 텃새와 철새가 있다. 이중 철새는 매년 특정 계절에 맞춰 떼지어 이동한다. 하늘을 뒤덮을 만큼 많은 수의 철새가 떼를 지어 움직이는 모습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볼거리중 하나다. 이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먹이를 찾거나, 번식을 위해서 등 ‘생존본능’에 기인한다는 게 조류전문가의 분석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같은 철새를 빚댄 말들이 수없이 많다. 선거철이면 철새 정치인이란 말이 단골 화두가 된지 오해다. 정치권만 '철새 인간'이 잇는 게 아니다. 의약품을 만들고 건강을 판매하는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제약업계의 '새 인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듯 하다.

정유년 새해부터 유명 제약회사의 직원들이 줄줄이 이직하면서 혼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 특히 수십년간 한솥밥을 먹던 임원급 고위 간부들이 경쟁사로 넘어가 일이 빈번해졌다. 어제의 아군이 오늘 적군으로 돌아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제약업계 '철새 인간'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제약사의 ‘보수적·폐쇄적’인 문화가 직원들의 업무능력과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입을 모은다. 비효율적 보고체계, 상명하복, 남성중심 문화 등 과거 시대의 전유물이 직원들을 옭아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는 낙하산 오너 때문에 눈물짓고 있다. 전권을 가진 오너일가가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데 지쳐 짐을 싸고 있는 것이다. 한 상위제약사 오너는 구둣발로 직원들의 무릎을 가격하는가 하면, 임원급 직원에게 재떨이를 던지는 등 악행으로 유명하다.

새롭게 등장한 젊은 오너 2~3세들의 인사 피바람을 피해 도망치듯 떠나는 직원들도 상당하다. 자기 세력을 구축해야 하는 이 젊은 오너들은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대대적인 인력 물갈이에 나서 직원들을 궁지에 몰았다.

제약사가 경영 승계를 마칠 때마다 내세우는 단골 멘트가 있다.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롱텀 산업이라 과감한 결단력을 가진 오너가 필요하다’이다. 바꿔말하면 ‘독단’이 될 수도 있는 오너의 결단력에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셈이다.

제약사 직원들의 이직 러시는 표면적으론 제약업계내 인력의 선순환으로 포장된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그나마 나은 업무환경을 찾으려는 직원들의 ‘생존본능’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면서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래봐야 제약업계에 남을 수 밖에…”라고 씁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회원국 가입에 성공하며, 선진 제약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제약사 오너들도 너 나 할 것 없이‘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당찬 포부와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같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막무가내식 오너경영이 제약시장의 '철새인간'을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계산해봐야한다. 그리고 남모르게 속앓이하며 흘렸을 '철새인간'들의 눈물도 생각해봐야한다. 한 메이저 제약사 홍보실의 임원과 간부사원이 오너의 경직된 경영으로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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