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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과 드론이 만났다…왜?

한국·미국·일본 등 주요국 '건설 드론' 활용 박차…
DJI 등 글로벌 드론 업체 '좋은 데이터' 위한 SW기술력 강화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7-02-08 15:25

▲ SK텔레콤 직원들이 강원도 원주지역 현장에서 드론을 이용해 이동통신 기지국 신설을 위한 측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SK텔레콤

만약 건설현장에서 15층 높이의 건물 내에 용접이 잘 됐는지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에는 크레인에 올라 직접 작업을 해야만 했지만 이제는 카메라가 달린 드론(무인항공기)을 띄워 이 같은 작업을 덜 위험하게, 더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다.

드론이 공사현장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업체들은 효율적이고 안전한 건설을 위해, 투자수익률(ROI)을 높여줄 해결책으로 드론을 찾고 있다.

8일 드론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국·일본 등 주요국들의 정부, 기업들이 건설현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드론 활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드론으로 축구장 10배 면적 촬영 '순식간'에…일본은 아베 총리가 직접 '건설 드론' 전략 추진

국내의 경우 쌍용건설이 동부산 관광단지 힐튼호텔 건설현장에서 축구장 10배 크기(370만㎡)의 광범위한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하고 3D 모델링으로 구현, 공사물량 산출 및 공정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과 연계한 주변 작업 여건, 중장비 배치, 근로자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 이를 통해 공정관리에 드는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킨다. 하종욱 쌍용건설 상무는 "최근에는 건설현장이 노가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사물인터넷(IoT), 드론, BIM 등 첨단 기술 도입을 더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고도 측정이 가능하고 조종자가 전용 고글을 통해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드론을 활용해 원주·강릉간 KTX 신설 구간 등 강원지역 기지국 신축 공사에 활용했다.

산간오지 지역이나 고도가 높은 지역 등에서 기지국 건설은 사람이 직접 현장 상황을 측정하기 어려워 작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 시 드론을 활용하면 기지국의 철탑이나 건물 옥상, 도로에 설치 될 안테나 높이를 정확하게 측정해 결정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추가 장비 도입을 통해 전국으로 드론 활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일본은 드론 활용으로 건설 현장의 생산성을 2025년까지 20% 가량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미래투자회의' 첫 회의에서 공공 공사에 드론을 활용할 방침을 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아베 총리는 "3년 이내에 다리·터널·댐 등 공공 공사 현장에서의 측량에 드론을 투입해 건설 과정 전체를 3차원 데이터로 연결시킬 것"이라며 "향후 전국 중소 건설현장도 극적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2025년에는 130만명의 인력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건설업은 숙련된 인력을 요구하는 분야다. 이에 일본 정부는 건설현장에 드론을 투입해 공사현장 측량과 설계 등 공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건축 시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 DJI의 '그라운드 스테이션 Pro'(이하 GS Pro) 앱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비행 구역을 설정하는 모습.ⓒDJI 코리아

◆고성장 예상 건설용 드론 시장…'좋은 데이터' 위한 SW기술력 경쟁 활발

건설 작업 프로세스인 계획·조사·건축·엔지니어링은 모두 양질의 데이터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처리와 분석을 위한 쓸모 있는 데이터를 작업자에게 전달, 신속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 급성장하는 건설 드론 시장에 있어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드론 기체 자체에 대한 경쟁과 더불어 드론을 활용해 더 편리하게 데이터를 도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측면에서의 기술력 경쟁도 활발해지는 상황.

글로벌 1위 드론 제조사 DJI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7'에서 기존에 장악하고 있는 소비자용 드론 시장뿐 아니라 산업용, 건설용 드론 시장까지 주도권을 잡기 위한 '그라운드 스테이션 Pro'(이하 GS Pro)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놔 주목받았다.

이 솔루션은 간결하고 사용이 쉬운 인터페이스로 터치 몇 번으로 복잡한 비행경로를 짤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3D 지도 구역 기능은 사용자가 필요한 비행 구역과 카메라 설정값을 정해주면 자동으로 효율적인 비행경로를 계산해 이를 따라 미션을 수행한다. 비행 도중 촬영한 사진은 3D 재구성 소프트웨어로 전달돼 손쉽게 3D 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

특징적인 기능은 '탭앤고 웨이포인트'다. 최대 99개의 웨이포인트를 지원, 각 웨이포인트에서 기체 회전, 짐벌 피치, 녹화 시작/종료, 사진 촬영, 호버링(제자리 비행)을 포함한 최대 15가지 작업을 연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99곳에서 각 위치마다 최적의 조건을 설정해 자동으로 드론 촬영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버츄얼 펜스' 기능은 기체를 지정된 구역 안에서 특정 고도와 속도로 비행하도록 제한해 안전성을 높여준다. 기체가 사용자가 지정한 가상의 울타리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정지한 후 호버링하며 파일럿의 다음 명령을 기다린다. 

미국의 드론 제조사 3D로보틱스(3DR)도 건설용 드론 시장에 주목, 소니·오토데스크와 협력해 건설현장에서 3D 지도를 제작할 수 있는 드론 '사이트 스캔(Site Scan)'을 개발했다. 수집한 항공촬영 데이터에 향후 건축물 완성 시 3D 가상 모델을 덧씌워 보여준다.

건설 전문가를 위한 드론인만큼 인터페이스도 단순화했다. 디스플레이에 보이는 건설현장 구역을 손가락으로 지정하는 것만으로 드론 운항이 이뤄질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센스플라이(senseFly), 드론디플로이(DroneDeploy), 스카이캐치(Skycatch) 등 IT 기업들도 드론의 측량을 정밀히 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솔루션들은 측량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어도 드론의 데이터와 분석 툴을 결합해 실용적으로 엔지니어링을 도와준다.

즉, 촬영한 이미지 데이터를 3D 렌더링해 건물 각 단계에 레이어를 쌓는 등 여러 단계의 건설작업 공정이 기존에는 유인항공기나 전문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비용이 늘어났다면 이제는 드론으로 이런 일련의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다.

석지현 DJI코리아 팀장은 "건설용 드론 시장의 성장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 2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며 "하드웨어적인 면에선 사람이 갈 수 없는 장소를 매우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갈 수 있고, 기존에는 헬기 등 거대한 비행기체를 이용한 반면 이제는 100만원대의 드론으로 이 같은 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비용·시간절감 및 접근성 등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이어 석 팀장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선 실제로 투입되는 철강이나 자재들을 3D 모델링을 했을 때, 평면지도로 계획 시 예상되는 자재량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등을 계산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건축예산을 기획할 때 비용절감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0년 건설용 드론이 약 452억 달러(약 51조7811억원)의 인건비 절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