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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 '물 건너가나'...노사 협의 '잠정중단'

은행권, 임단협 잇따라 진행 속 성과연봉제는 협의사안서 제외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 노사간 '평행선'…"올해 도입도 가능성 낮다" 중론
10개 금융노조 정치권에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요청…" '적극 지원' 공감대

유승열 기자 (ysy@ebn.co.kr)

등록 : 2017-02-03 10:56

▲ 한 시중은행 지점에서 은행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연합뉴스

은행들과 금융당국이 지난해 밀어부쳤던 성과연봉제 도입안이 노사간 협상 지연으로 지지부진하다.

특히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합의를 보지 못한 채 노사간 마찰을 빚고 있는 일부 금융회사의 노조는 정치권에 성과급제 도입 저지를 요청하는 등 완강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연내 도입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은행들은 노사간 2016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 착수했다.

지난달 18일 전북은행을 시작으로 각 은행들이 임단협에 나서거나 준비 중이다. 다만 노사간 갈등을 빚었던 성과연봉제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협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노사간 두 사안 때문에 임단협까지 더이상 미룰수 없다는 중지를 모은데 따른 것이다. 그 동안 은행들은 성과연봉제를 포함해 임단협을 진행하자고 노조에 제안해 왔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하며 양측간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해왔다.

그러나 희망퇴직 및 연봉인상 등 임단협의 굵직한 현안들까지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노사 양측이 향후 논의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사 양측은 향후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논의는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은 물론 노조 역시 항아리 형태의 비이상적인 인력구조 문제와 이로 인한 인사 정체 문제, 은행 성장성 기반 마련 등을 위해 성과연봉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때문에 성과연봉제 도입안은 언제든지 다시 논의할 수 있도록 하되, 이번 임단협에서는 제외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도 노조의 협의가 있어야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향후 노사간 협의를 통해 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노조 측에 사측 안건 중 하나로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제시했다.

신한은행이 제시한 '임금체계개편'의 경우 4급과 5급 이하 직급 등 전 진급에 부서 성과연동급을 도입하고 4급(차장,과장) 직원들에게는 개인성과 연동 변동급을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한 3급 이상(부지점장, 부점장) RM의 개인성과급 지급률 차등폭을 기존 80~120%를 70~130%로 확대했다.

금융권은 성과연봉제 연내 도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노조를 비롯한 각 은행 노조들은 성과연봉제 반대 입장이 강경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노조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과연봉제 즉각 폐기 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안은 △성과연봉제를 노사합의로 추진할 것 △금융감독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감독체계 개선방안 마련 △금융시스템 공공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이 시장은 "금융권이 정부의 성과연봉제 평가 기준에 맞추려면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정부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의 정책 도입을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과급제 도입을 두고 노사간 마찰을 빚고 있는 10개 금융회사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만나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에 대해 피력했다. 이날 추 의원은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에 힘을 보태는 방안을 강구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명 성남시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성과연봉제 즉각 폐기 협약식'을 열었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앞서 은행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긴급 이사회를 열어 '날치기' 의결을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노조와의 협의가 이뤄져야 시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이상 무리수를 둘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환과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성과연봉제는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1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의 청년 실업, 노동양극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반세기전 정착된 호봉제가 한 원인"이라며 "금융권 생존의 문제 차원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원들은 작년에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그룹사통합 멤버십 서비스영업 등 전쟁터와 같은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는데 성과연봉제 도입이 되면 은행이 더욱더 전쟁터 같이 변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올해에도 금융권 노사간 입장 차가 좁혀지진 않을 것으로 보여 성과연봉제가 도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