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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고객이 메르스 때보다 더 없어요"…설 대목 사라진 유통가

  • 송고 2017.01.23 00:01 | 수정 2017.01.22 23:55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서울 중구에 위치한 백화점, 전통시장 소비부진 '극심'…상인들 한숨

매출 40% 급감, 저가 선물세트 선호 등 대목 특수 기대하기 힘들어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도 한산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코너와 남대문 시장 ⓒEBN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도 한산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코너와 남대문 시장 ⓒEBN

설 대목이 사라졌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1월 28일)이 코 앞으로 성큼 다가온 앞둔 가운데 유통가 상인들의 표정은 예년과 달리 한참 어둡기만하다. 수년간 내리막길로 치닫는 저성장 기조와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22일 EBN 기자가 찾은 서울 소공동 일대 백화점과 전통시장 등은 설물세트를 판매하려는 판매사원과 시장 상인들의 호객 멘트만 간간히 들릴뿐 계산대는 곳곳이 한산했다.

기자가 가장 먼저 방문한 서울 남대문시장. 남대문시장은 행인들만 삼삼오오 종종걸음으로 오갈뿐 설 대목 장사 준비를 마친 정육점, 수산물, 방앗간, 떡집 등은 찾는 고객이 없어 썰렁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다보니 시장 상인들의 호객 행위도 들리지 않았다.

남대문시장에서 20년간 갈치조림 식당을 운영한 이 모(75·여)씨는 "매출이 많이 빠져서 힘들다. (지금까지 장사했던 중에) 제일 안좋다"며 "메르스 때보다도 장사가 더 안되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어 "옛날에는 주·야간 운영했지만 요즘엔 저녁 8시반이면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떡집을 운영하는 최 모(44·여)씨 역시 "(떡을)사가는 사람도 없다"며 요즘 경기도 좋지않고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손님이 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 상인들도 자포자기한 듯 호객행위를 멈추거나 소극적인 태도로 장사에 임하고 있었다.

사라진 설대목 때문에 전전긍긍하기는 대형 백화점들도 마찮가지다. 남대문시장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역시 설 1~2주 전부터 설 대목이 시작되지만 올핸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오히려 일부 매장엔 소비자보다 판매사원 숫자가 더 많을 정도다.

신세계 본점 지하 1층에 마련된 선물세트 코너에는 각 진열대 앞에 서 있는 판매사원들이 손님을 기다릴뿐,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나마도 10만~20만원대 등 고가의 선물세트 앞에서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참돔 등 20만원대를 호가하는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김 모(51·여)씨는 "전에는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구경조차 안 온다"며 "여기서 10년 넘게 해봤는데 이렇게 손님이 없는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또 "이번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를 하나도 못팔고 가는 날이 4일이나 있었다"며 "전체적으로 이곳 선물세트 코너 분위기가 다 그렇다"고 전했다.

김 모씨는 이어 "옛날엔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도 잘 팔렸는데 지금은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그나마 팔리는 정도"라며 "경기가 안좋고 김영란법도 그렇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소비자들이 지갑을 안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도보로 10분거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만~3만원대부터 5만원, 30만원대까지 각 금액대별로 마련된 선물세트 코너 앞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판매 직원들이 구매를 부추기는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물세트를 사려는 소비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저가인 5만원대 코너에도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없어 판매 직원들이 더 많이 눈에 띌 정도였다.

타 백화점보다 외국인 비중이 많은 롯데백화점의 특성상 명절 시즌 내국인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인 관광객들도 북적거리는 모습이 통상적이었지만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 견과류 등 5만원대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최 모(46·여)씨는 "개인적으로 선물세트를 사러오는 고객들이 아예 없다"며 "보통 이 때쯤이면 한국, 중국, 일본인 할 것 없이 발디딜 틈이 없는데 보시다시피 한가하다"고 했다.

이 코너 옆에 위치한 전복 등 20~30만원대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코너에서는 매출이 작년 설과 비교해 30~40%나 급감했다고 판매사원은 연신 혀를 찼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불황의 파고가 점점 깊어지면서 설 대목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며 "극심한 소비부진이 오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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