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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증권사 간의 '질투의 힘'

  • 송고 2017.01.22 00:01 | 수정 2017.01.30 17:08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경쟁자가 불행해지는 것을 바라기보다, 경쟁자보다 더 나은 기업이 되도록 힘을 쏟는 증권업계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자기자본이라는 '돈 싸움' 프레임에 갇혀있기보다 유니크(unique)와 탁월함, 이용자 입장의 시각이 경쟁의 질을 바꾸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2017년 증권업계의 응전을 응원합니다.

경쟁자가 불행해지는 것을 바라기보다, 경쟁자보다 더 나은 기업이 되도록 힘을 쏟는 증권업계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자기자본이라는 '돈 싸움' 프레임에 갇혀있기보다 유니크(unique)와 탁월함, 이용자 입장의 시각이 경쟁의 질을 바꾸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2017년 증권업계의 응전을 응원합니다.


"경제를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세요?"
최근 만난 금융 공직자가 기자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그럴 듯하고 멋진 대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잠시 머뭇거렸죠. 그 사이 그가 내놓은 답은 "경제를 굴리는 힘의 원천은 '질투' 아닐까 싶습니다. 질투."

남이 나보다 나은 것을 가졌을 때 우리는 질투를 합니다. 그것을 내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힘이 경제활동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누구나 상승욕구를 갖고 있는지라 어떻게든 자신의 핸디캡을 메워보려고 시도하기 마련이라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우리의 대화 시작은 증권사 간의 경쟁에서 비롯됐습니다. 공모 규제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그리고 그 회사의 '랜드마크72 ABS'가 화젯거리였습니다. 금융당국이 곧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대목에서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죠.

이 상품은 탄생 초기부터 인기와 찬사를 받으며 주목받은 경우입니다. 시장의 투자자와 금융권 언론은 상품의 금리와‘대박 판매’를 칭찬하자 이 상품은 데뷔와 동시에 업계의 질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7월 현 미래에셋대우의 전신인 미래에셋증권이 연 4.5%의 확정 수익률로 내놓은 베트남 랜드마크72 ABS 상품이 흥행 속에서 2500억원을 모집했다는 소식이 파다했습니다.

요즘 같은 1%대 초저금리 시대에 VIP 등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고 합니다. 지점의 한 관계자는 "추가 문의가 이어졌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으며 2호 상품 출시 시점을 묻는 고객도 많았다"고 자랑했을 정도니까요.

기염을 토하는 투자자 반응 때문이었을까요. 유난스러울 정도로 칭찬과 사랑을 받은 이 상품은 끝내 경쟁사들로부터 뭇매를 맞게 됩니다. 경쟁사 몇 곳이 미래에셋의 흥행 질주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상품의 허점을 캐기 시작합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 증권사 영업 현장에서는 '왜 우리는 미래에셋과 같은 상품 안 만드냐, 본사가 시장을 주도할 만한 상품을 내놓은 적이 있기는 하냐'와 같은 성화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혹자가 “한 증권사의 특정 부서는 윗선으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받는 등 제대로 깨졌다.”고 표현했을 정도니까요.

이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질투의 힘은 강합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을 시기·질투한 경쟁사들이 해당 상품의 맹점과 약점을 샅샅히 뒤져 국회와 금융감독당국, 언론에 흘렸다는 설이 확산됐습니다.

얼마 안 있어 국정감사가 실시됩니다. 여기서 미래에셋은 이 상품 판매 경위를 소명해야했고, 금감원 조사도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에 대한 징계 여부는 2월초 나올 것으로 추정되지만 결과는 어두울 것이란 게 당국 전반의 시각입니다.

경쟁사를 불행에 빠뜨리는 것보다, 경쟁사보다 더 나은 상품 개발을 위해 에너지를 쏟았다면 더 발전적인 성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경쟁사를 불행에 빠뜨리는 것보다, 경쟁사보다 더 나은 상품 개발을 위해 에너지를 쏟았다면 더 발전적인 성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질투의 힘'이란 이토록 무섭습니다. 흥행 가도를 달리던 한 기업을 코너로 몰아세울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공모와 사모 사이의 규제를 교묘하게 피하려 했던 미래에셋 측의 '꼼수'가 어쩌면 가장 큰 원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한 연구팀은 질투의 대상에게 불행이 발생하면 "뇌가 꿀을 먹은 것처럼 감정이 활성화되고 기분이 좋아 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지금쯤 경쟁사들은 어떤 기분일까요. 미래에셋을 ‘불행’에 빠뜨리는 것보다, 경쟁사보다 더 나은 상품 개발을 위해 에너지를 쏟았다면 발전적인 성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신상품도 내고, 매출도 올리고 말입니다. 칼을 품은 사람은 자신도 위험해진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새해 첫발을 내딛은 1월도 3분의 2가 지났습니다. 신년사를 통해 많은 증권사들이 혁신과 도약을 약속했는데요. 수개월 후면 우리는 초대형 IB(투자금융)들 간의 격돌을 관전할 수 있게 됩니다.

사각의 링 위에 서기 위해 대형 증권사들은 동종사를 인수하고, 자본금을 확충하면서 적극적으로 '몸'을 만들어왔습니다. 미래에셋대우(자기자본 6조7000억원)와 NH투자증권(4조5000억원), KB증권(4조1000억원), 삼성증권(4조1000억원)이 5파전을 전개하며 진검승부를 벌이게 되겠지요.

이쯤에서 다시 '질투의 힘'을 언급해봅니다. 경쟁자가 불행해지는 것을 바라기보다, 경쟁자보다 더 나은 기업이 되도록 힘을 쏟는 증권업계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자기자본이라는 '돈싸움' 프레임에 갇혀 양적 경쟁에서만 이기려 하지않고 유니크함(unique)와 탁월함, 투자자·이용자 입장의 시각이 경쟁의 질을 향상시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한 스스로를 성장하는 쪽으로 ‘질투의 힘’을 쓰면서요. 2017년 증권업계의 응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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