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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EO 클로즈업 2017]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혁신가의 관점 가져라"

스타필드 하남 '라이프 세어'의 정점...'유통 미래' 제시
트레이더스, 올 이마트 성장 견인...피코크 확장도 가속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01-12 09:23

▲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EBN

"오늘 들어 온 사과가 당도가 좋아요. 귤도 괜찮기는 하지만...과일을 사실 것이라면 오늘은 사과를 추천합니다".

신세계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스타필드 하남의 프리미엄 슈퍼마켓 'PK마켓'의 직원이 고객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고객들에게 재래시장을 찾은 듯한 느낌을 준다. 오직 PK마켓에서만 구할 수 있는 상품 갖추기와 더불어 기존 프리미엄 슈퍼마켓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우리나라에는 사람들이 푸드, 신선식품을 진정성있게 체험할 수 있는 슈퍼마켓이 없었다"며 "노력을 많이 한 곳"이라고 PK마켓을 소개했다.

기존 프리미엄 슈퍼마켓의 장점에 친밀함과 인간미 넘치는 재래시장의 장점을 더한 체험형 슈퍼마켓을 지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PK마켓이 정용진표 이마트의 고객 체험 기반의 유통 혁신 노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면 스타필드 하남은 혁신이 가져 올 미래 유통의 전반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종합판의 성격을 가졌다.

스타필드 하남은 1조원짜리 프로젝트다. 지난해 9월 개장을 앞두고 정 부회장은 잠도 제대로 못 잤다는 게 업계 안팎의 이야기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유통을 보여주겠다는 시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랜드 오픈 당일 정 부회장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눈물이 나도록 고맙다"며 "오늘부터 고객 여러분들과 협력업체 분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너무 떨리고, 겁이 난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렇게 탄생한 스타필드 하남은 쇼핑 테마파크라는 콘셉트에 맞춰서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쇼핑 플랫폼을 보여줬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메인 앵커 매장으로 자리를 잡고, 월드 클래스수준의 해외 유명 브랜드가 풀라인업 된 럭셔리존 등을 갖췄다. 스포츠·영화관람·물놀이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마련했다.

▲ 이마트 트레이더스 내부 전경ⓒ이마트

정 부회장이 유통의 미래로 강조하는 '라이프셰어'의 한 정점을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 보여 준 셈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을 두고 "발명가·혁신가의 관점에서 신세계그룹의 유통 노하우를 집대성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올해 스타필드 하남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 '스타필드 고양'의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유통혁신 행보는 본업인 이마트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는 지속적인 점유율 상승으로, 올해도 구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국내 할인점 시장은 지난 2012년 이후 전반적인 성장 둔화라는 흐름 속에서 1위 사업자인 이마트의 점유율 상승과 2~3위 사업자의 점유율 하락이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시장에서는 이 시기부터 업체간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지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마트의 점유율은 2012년 39.9%에서 2015년 41.3%로 1.4% 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점유율은 27.9%에서 27.6%로 소폭 하락했고, 롯데마트의 점유율은 20.3%에서 19.0%로 1.3% 포인트 하락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를 시장이 정체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월별 실적으로 볼 때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고, PB브랜드와 비식품부문의 상품력 차이가 확대되고 있어서 이마트의 점유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급성장은 할인점의 둔화라는 추세 속에서도 이마트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출범 6년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지난 2010년 11월 1호점 구성점을 시작으로 출범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 9월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한 하남점까지 현재 11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중장기적으로 5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4개 점포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연회비 없는 열린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국내 대표창고형 할인점으로 자리잡았다. 이마트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년 꾸준히 두자리 수의 매출 성장을 해왔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기존 할인점과 차별화되는 트레이더스만의 상품경쟁력과 운영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 이마트의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PK마켓 하남점 내부 전경ⓒ이마트

트레이더스만의 차별화된 대용량 상품을 중심으로 일반 할인점 대비 평균 8~15% 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의류 등 전체운영상품의 50% 가량을 해외 수입 상품으로 구성해 상품 차별화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시장에서도 이마트 트레이더스 고성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할인점 시장에서 창고형 매장의 점유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점포망의 추가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남성현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트레이더스 점포망은 이마트의 25% 가량에 도달하고 매출액은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부회장의 이마트는 유통업을 기반으로 제조업에도 한 걸음을 내딛었다. 가정간편식 자체 브랜드 피코크가 대표적이다. 피코크 간편식은 지난 2013년 첫해 250종의 상품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에는 1400여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매출도 출시 첫해 340억원으로 시작해 2014년 750억원, 2015년 127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7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고속 성장 중이다. 피코크는 정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보글을 직접 올리는 등 애정을 갖고 챙기는 브랜다.

정 부회장이 피코크 신제품이 출시 될 때마다 직접 맛을 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조언한다는 것은 업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마트는 최근 성수동 본점에 피코크 제품을 연구하는 '비밀연구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올해 피코크 상품을 강화해 이마트의 제품을 차별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는 오직 이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온리(Only) 이마트' 전략의 핵심 축으로 피코크 브랜드를 전면에 가져가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