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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이마트' vs 정유경 '신세계'...화장품사업 레이스 펼친다

정용진, PB 화장품 센텐스 매장 잇단 오픈 'Only 이마트' 확대
정유경,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개장...신규 고객 창출 기대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01-11 14:30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남매의 분리경영이 1년을 넘어섰다. '용진-유경' 남매의 본격적인 실적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이들 남매의 화장품사업 레이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널을 거점으로 화장품 사업의 가속패달을 힘차게 밟고 있다.

화장품 자체가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추세에서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경우 화장품을 앞세운 고객 집객효과도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독자적인 화장품 사업 강화로 업계에서는 남매 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앞세워 지난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에 비해 정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를 선보이면서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여서 경쟁구도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의 신규 개점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수를 수십개로 확장하기 전에 현재까지의 운영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매장은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28일 죽전점을 오픈하며 출발을 알린 센텐스는 이후 9월 스타필드 하남에 2호점, 10월에는 왕십리점과 역삼점에 각각 3, 4호점을 오픈하는 등 현재까지 모두 7개점이 오픈 된 상태다.

브랜드 출시 당시 기초화장품 2종과 헤어제품 22종, 바디워시와 바디로션 등 바디용품 28종 등 총 54개 상품으로 시작해 지난해 말 현재 103개 상품으로 확장했다.

이마트가 센텐스처럼 별도의 매장 형태를 갖춘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이유는 이마트 매장의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이를 위해 센텐스는 이마트가 과거 단품위주로 선보였던 자체 제조 브랜드 화장품과 달리 독립매장을 구성해 뷰티 카운셀러를 배치하고 1:1 고객 상담을 통해 상품을 제안하도록 판매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이 같은 이마트의 화장품 전략은 진출 초기인 현재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판매가 잘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센텐스가 출시 당시 계획대비 200% 이상의 매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려면 5~10년은 걸린다"며 "아직은 상품 수가 100여종 정도로 시작단계이고, 하나하나 잘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센테스를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세 속에서 급부상한 피코크와 같은 이마트표 자체브랜드의 성공사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이 공을 들인 피코크 간편식은 지난 2013년 첫해 250종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기준 1400여종으로 상품 수가 늘었다. 매출 역시 출시 첫해 340억원으로 시작해 2014년 750억원, 2015년 127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7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고속 성장 중이다.

첫해 7개 점을 오픈한 센텐스도 앞으로 이마트 내에 신규 매장 오픈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피코크 간편식이 보여준 매출 성장세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고객과의 접점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센텐스가 기존 화장품 사업자들의 아성을 뛰어 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이마트 센텐스 매장 내부 전경ⓒ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앞장세워 화장품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2년 색조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지분 50%씩을 투자해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업체인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면서 화장품 제조업까지 뛰어들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오산시에 1만2956㎡(3919평) 규모의 화장품 제조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를 착공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중 제조공장을 완공하고 제품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럭셔리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를 선보이면서 화장품 유통채널도 다변화시켰다. 시코르는 180여평(595㎡)의 대규모 공간에 30여명의 상주 직원을 채용하고, 신세계 단독 브랜드 20여개를 포함해 180여개의 전 세계 뷰티 브랜드를 갖춘 뷰티전문관이다.

시코르는 신세계의 첫 화장품 편집숍으로 기존 백화점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는 물론이고, 해외 직구 제품 및 홈쇼핑과 온라인 인기 브랜드까지 최신 트렌드의 화장품을 갖춰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인큐베이터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신세계가 계열사들을 통해 이처럼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우선 K-뷰티의 영향으로 등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은 매년 10% 가까운 성장율을 보이면 지난해 10조원 안팎의 시장규모를 이뤘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사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국내 수요도 기초화장품 일변도에서 색조화장품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여성만이 아닌 남성들까지로 화장품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마트와 같은 유통업체는 화장품 브랜드가 갖고 있는 집객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화장품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특히 높은 상품이다. 이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Only 이마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이마트로서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통한 고객 유입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자체브랜드 제품 확장 자체가 상품 경쟁력을 높여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오게 하려는 이마트의 전략 중 하나다. 이마트 다른 관계자는 "센텐스도 'Only 이마트' 전략 중 하나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라며 "센텐스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면 이마트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