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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희망 코리아]'사고의 전환' 통해 재도약하는 금투업계…불합리한 규제완화가 해법

자산관리자와 모험자금 공급자로서 미래 환경변화 준비 필요성 강조
자본활용 한계와 자율성 제한하는 정책...불합리한 규제완화가 해법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01-10 14:15

▲ ⓒ픽사베이

빠른 속도의 경제성장은 언제나 당연한 것일까.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선진국은 예전과 같은 성장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저성장 기조가 일상이 될 것이란 의견이 거론돼 왔으며 공유경제와 클라우드 펀딩, 스타트업 등장이 저성장 환경에서 잉태된 트렌드로 주목받는 추세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이제 저성장을 정상으로 수렴하고 있다. 과거 방식의 낡은 투자 틀을 깨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기 위해 발돋움하는 양상이다.

업계전문가들은 금융투자업계가 △로보어드바이저 △블록체인 △빅데이터·인공지능을 통해 자산관리자와 모험자금 공급자로서 미래 환경 변화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울러 돌파력과 야성을 복원한 업계가 투자자 신뢰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금투업이 선진국 수준의 고부가가치·고신뢰산업으로 올라설 수 있으며 규제완화가 가장 먼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보어드바이저·투자자의 신뢰 회복

금융투자협회는 우선 알고리즘 기반의 자동화된 투자자문·일임서비스로 낮은 수수료 기반으로 대중 고객층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중 자산관리를 보편화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신규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 수수료(가격) 경쟁 일색인 현 구조를 탈피해 차별화된 서비스 중심의 질적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 확보도 관건이다. 블록체인이란 거래데이터가 네트워크상의 모든 참여 시스템에 분산·저장되는 테크닉이다. 이를 통해 중앙관리기관 없이 거래 신뢰성이 확보할 수 있는데 거래가능한 대부분의 자산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비상장주식과 채권의 장외거래, 활발한 외환송금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환매 조건부 채권매매(repo) 시장에 26조달러(한화 3경1280조원) 규모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검토 중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도 증권사 프론트 업무에서 백오피스 영역까지 아우르는 금융 혁신이다. 미국 금융사 베터먼트(Betterment)와 웰스프론트(Wealthfront)의 경우 투자자별 맞춤형 자문과 자산운용서비스에 이같은 기술을 적용했으며, 고도화된 금융리서치 '로보애널리스트'까지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국내 투자 상품 개발도 계속돼야할 과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증시 주변자금이 10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박스권 내 갇힌 증시와 국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파생상품 출시와 ETF 시장 확대, 부동산 펀드·사모펀드·P2P금융 등 대안 투자상품 개발을 비롯해 해외주식투자펀드와 같은 개인의 해외투자 상품이 개발돼야 '내수산업’에 머물러 있는 금융투자업의 현실을 타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영기 금투협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금융투자인으로서 ‘투자의 시대’를 맞아 자본시장 리더가 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야 하며, 가계 금융자산에서 해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한 것을 들어 향후 성장 여력이 큰 다양한 해외 투자 상품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탁매매중심 수익구조, 국내시장 중심 영업, 자본력 열세 등 질적으로 부진한 금투업계의 수준을 끌어올리자는 의미다.

▲ ⓒ금융위원회


◆"가장 먼저 할 것은 규제 개혁"

이처럼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금투업계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도 동시에 이뤄져야한다고 말한다.

앞서 금융정책당국은 초대형투자은행(IB) 육성과 상장·공모제도 개편, 파생결합증권 판매 건전화 방안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을 입법예고하면서 새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새판짜기를 주도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 발행·할인·매매·중개 등의 단기금융 업무, 8조원 이상 증권사는 IMA 예탁금 업무가 가능해진다. 또 모든 증권사의 비상장주식 내부주문집행이 허용된다.

특히 단기금융과 IMA 예탁금의 각각 최소 50%와 70%를 기업금융을 운용하도록 했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자는 10% 이내로 제한된다.

부채성 자본인 신종자본증권(조건부 자기자본)으로 조달한 자금은 자기자본 산정에서 제외한다. 아울러 대출자산 형태 또는 만기와 관계없이 위험수준에 따라 건전성 부담이 결정되는 새로운 순자본비율(NCR)이 적용된다.

여전히 규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초대형IB 육성이라는 당초 취지를 거스르는 규제가 남아 있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금융과 IMA 예탁금 운용 대상이 지나치게 한정돼 있어 실제 운용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건전성과 유동성 관련 규제는 제도 취지보다 강력하다"고 토로했다.

업계 자율성과 창의를 위해 자본시장법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진억 금융투자협회 법무지원부장은 "2009년 제정된 자본시장법은 규정 중심 규제를 택하고 있어 증권사의 창의적인 신규업무나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이끌지 못한다"며 "원칙 중심 규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원칙 중심 규제는 일반 원칙에 근거한 규제로, 법령의 원칙에 도달하면서 결과에 대한 달성방법 및 과정은 자율적으로 고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