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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조준호 LG전자 사장, 물러설 곳 없는 스마트폰 재기노린다

LG전자 골칫덩이된 스마트폰 사업 적자 탈출에 '사활'
전략폰'G6' 물러설 곳 없다…2월 공개 위해 준비작업 '박차'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등록 : 2017-01-09 02:03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LG전자

선임 3년차를 맞은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전략폰 'G5'의 실패에도 다시 한번 기회를 얻으며 유임에 성공한 그에게는 2017년은 다시 없는 기회다.

조 사장은 지난 2014년 연말 인사를 통해 박종석 사장의 후임으로 MC사업본부 수장을 맡게 됐다. 전임 박 사장은 G시리즈로 피쳐폰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던 LG전자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는데 성공했고 그는 이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렇지만 조 사장의 부임 이후 MC사업부는 영 어깨를 피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G4'부터 이렇다할 흥행성적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실적도 처참하다. 만 2년 동안 7분기가 적자다. 특히 G5의 흥행실패는 사업부의 적자를 눈덩이처럼 불려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는 1조2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개별 사업부를 넘어 전사 이익을 휘청이게 하는 데 있다. 훨훨 날고 있는 가전과 TV의 선전은 퇴색됐고 2016년 4분기 전사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2010년 4분기 이후 6년만이다. 스마트폰 사업은 LG전자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올해도 대외 여건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조 사장으로서는 더 이상의 후퇴도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사업부의 적자를 끊고 올 2월 공개될 신작 'G6'를 반드시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

◆'초콜릿폰 성공주역'에서 '조준호폰' G5의 뼈아픈 실패'

조 사장은 그룹 내 전략가로 통한다. 1986년 LG전자 해외영업부문으로 입사한 그는 1995년 구본무 LG 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이후 1996년 LG경영혁신추진본부로 이동해 그룹의 구조조정을 담당해왔다.

차분한 성품에 치밀한 업무방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조 사장은 그룹의 미래 경영전략 수립과 사업 재편 등을 수행하면서 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 2002년 44세의 나이로 그룹 내 최연소 부사장 승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서 눈부시게 활약한 때도 있었다. 그는 2002년 LG전자로 적을 옮겨 휴대폰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4년 북미법인장(부사장)으로 있으면서 LG전자의 히트작인 '초콜릿폰'을 북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당시 LG전자는 북미 시장에 대응해 초콜릿폰의 뮤직 기능을 대폭 강화했고 출시 이전부터 뉴욕 맨해튼의 소호 등 트렌디한 지역을 중심으로 티저 옥외 광고를 선보이며 제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자 통신 파트너였던 버라이즌이 공동 마케팅으로 전폭 나서면서 초콜릿폰을 지원사격했다. 초콜릿폰은 북미시장에서 300만대 이상 판매됐고 전세계적으로 1000만대가 넘게 팔렸다.

이를 발판 삼아 LG전자는 2009년까지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10%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Top 3'에 드는 쾌거를 만들었다. 북미 지역에서는 삼성을 제치고 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LG전자가 현재까지 프리미엄 제품의 최대 수요처인 북미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며 시장 3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당시 초콜릿폰의 성공과 이를 이끈 조 사장의 역할이 컸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본부장이 된 이후에는 그동안 쌓아온 전략가다운 면모가 빛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G5는 조 사장이 제품개발부터 출시까지 본격적으로 관여한 첫 '조준호폰'이었다. 조 사장은 세계 최초로 모듈형 스마트폰 'G5'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승부수를 띄웠고 공개 이후 그 혁신성에 관심이 쏟아졌지만 제품은 시장의 선택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G5의 흥행실패는 2015년 2분기 이후 적자에 고전하던 스마트폰 사업을 수렁에 빠뜨리고 말았다. 특히 G5는 출시 일정 지체에 따른 시장 선점 실패와 초기 수율 대응 실패 등에 더해 제대로 된 마케팅의 부재가 실패의 한 요인으로 꼽히면서 조준호 사장 개인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제품 자체보다 출시시기부터 마케팅 포인트 등 전략적 실패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G6 성공 통한 적자 탈출에 '사활'…LG 아이덴티티 찾는다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블로거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준 MC연구소 TE그룹장(상무),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 김홍주 MC상품기획그룹장(상무), 김수영 MC마케팅FD 담당(상무) ⓒLG전자

LG전자는 현재 G시리즈 차기작 'G6' 준비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MC사업본부는 G5 실패 이후 지난해 수시로 인력조정 및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조 사장은 지난해 7월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1300여명의 인력을 VC사업본부, LG이노텍 등으로 재배치했고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를 신설했다.

PMO는 G시리즈·V시리즈와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리즈에 대해 상품기획부터 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까지 총괄하는 조직으로 각 프로젝트별 책임을 부여하고 제품 생산에 차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조 사장은 G시리즈 PMO에 오형훈 전무를 임명하고 제품 준비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

G6에는 절박함이 배어있다. 업계는 G6가 전작의 모듈형 디자인을 버린 일체형 모델로 5.3인치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835 칩셋, 듀얼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무선충전과 방수기능, USB C타입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사장은 'G6'에 소비자와 실용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적 혁신만을 강조했던 G5의 실패를 인정하고 소비자들의 가장 가까운 기능들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는 대구,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LG전자 커뮤니케이션 파트너인 블로거 19인을 초청해 경영진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LG만의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고객들이 가치를 느끼는 쪽으로 혁신하고 변화를 시도해 우리만의 길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오는 2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통해 G6를 발표하고 지난해보다 출시 일정을 당겨 이르면 2월 중 제품을 곧바로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LG전자 MC사업본부의 경영 효율화 작업이 마무리된만큼 올해부터는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두고 있다. G6의 흥행이 이를 앞당길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MC사업부은 인력 재배치에 따른 고정비 감소와 제조원가 절감, 플랫폼 효율화로 적자 폭이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G6의 출시시기를 전작보다 한달가량 앞당겨 2월에 선보인다면 판매환경이 우호적일 것"이라며 "MC사업본부의 적자규모는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